LG화학이 중소 콘크리트혼화제 업계와 벌이고 있는 시장 다툼이 일단락 될 전망이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발표가 이달 말로 예정돼 있고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도 다음 달 완료되기 때문이다.
당초 동반성장위는 지난해 말 PCA에 대한 적합업종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서비스 적합업종과 함께 발표를 한 달간 연기했다.
우선 중소기업계가 중기 적합업종 선정에 거는 기대는 낮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일 “콘크리트 혼화제 원료인 PCA(폴리카본산)에 대한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400억원 규모에 불과한 내수 시장에서 연 매출액 22조원에 달하는 공룡 기업이 중소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생존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호소했지만 결과는 암담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중소 콘크리트 혼화제 업계는 지난해 5월 ‘LG화학의 시장 철수’를 주장하며 중기 적합업종 지정을 신청했다. 동시에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내고 시민단체와 함께 LG화학 본사가 위치한 여의도 트윈타워 앞에서 수차례 시위도 벌여왔다.
중소기업청의 사업조정도 LG화학이 기존 사업은 유지하되 확장을 자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 중기청의 사업조정 결과가 나와야 확실해 지겠지만 현재로써는 실익은 없고 LG화학이 사업을 유지하는 명분만 만들어준 셈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중기청의 사업조정 의견서를 받아 자율조정을 진행해 가는 단계여서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다”면서도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콘크리트 혼화제는 콘크리트의 강도와 내구성을 높여주는 첨가하는 화학물질로, 원료에 따라 리그닌계, 나프탈렌계, 폴리카본산(PCA)계가 있다. LG화학은 PCA의 원료인 에틸렌옥사이드(EO)를 생산하고 있으며 반제품인 PCA도 직접 공급하고 있다.
현재 PCA는 LG화학을 비롯해 외국기업 및 중소기업 10개사가 원액 형태로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이를 30개 중소기업이 물 등으로 희석해 완제품을 중소 레미콘업체에 유통시키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PCA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하고 있다.
이번 갈등은 LG화학과 중소기업이 PCA의 개념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면서 시작됐다. 중소기업계는 PCA가 단순히 물과 혼합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LG화학 측은 PCA는 콘크리트 혼화제의 원료일 뿐 1차 상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경제민주화를 위한 ‘대기업의 양보’를 강조한 상황에서 콘크리트 혼화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러한 갈등이 앞으로 어떻게 확산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