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중국 시대가 열렸다.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는 집권 1~2기를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 중국을 이끌게 된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말은 이제는 구시대적인 표현이 될 정도로 중국의 위상은 높아졌다. 중국 경제는 2020년에는 두 배로 성장해 미국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의 행보는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바꿔놓을 정도가 됐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이 신중화시대를 열지 못한 채 휘청거린다면 전세계 역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10회에 걸쳐 중국의 경제·정치·문화·사회 이슈를 분석해 시진핑 시대 중국의 10년을 전망한다.
금융산업은 경제 전반의 혈관과도 같다. 중국은 국가자본주의 기치 아래 빠른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국영기업으로만 자금이 흘러들어가고 금융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로 중소기업이나 일반 서민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금리 자유화와 은행업 규제완화 등 금융산업이 현재 중국의 경제 규모에 걸맞은 모습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아울러 도시화와 소비 중심의 경제모델 전환 등에도 금융산업 선진화는 필수 요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주요 주택지표 중 하나인 케이스·쉴러 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지난 4일(현지시간) 차이나데일리에 기고한 글에서 “도시화는 중국의 장기 경제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 목표를 실현하려면 자본의 효율적이고 정확한 배분 등 금융산업 혁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산업의 성장이 없다면 중국 경제의 장기적 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중국의 금융산업은 외형적으로는 크게 발전한 상태다. 중국 인민은행의 자산 규모는 지난 2011년 말 기준 4조5000억 달러(약 5083조원)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을 웃돌아 인민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중앙은행으로 올라섰다.
공상은행과 건설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BOC) 등 중국 4대 은행은 포춘이 선정한 ‘2012년 세계 500대 은행’ 순위에서 각각 54위와 77위·84위·93위를 차지해 모두 100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로 외형에 비해 금융산업의 주요 기능인 경제 혈관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2013년 신년사에서 “신중한 통화정책을 이어나가는 한편 금융 개혁과 금융시장 개방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금융개혁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저장성의 원저우와 광둥성의 주강삼각주지역, 푸젠성의 취안저우 등 3곳을 금융개혁특구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에서 중국 정부는 자본규제 완화와 민간금융 활성화 등 금융개혁을 시험하고 있다.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와 소액 대출업체, 마을금고 등의 설립을 허용하며 지하 사금융을 양성화해 중소기업과 개인이 이전보다 자금조달을 더욱 용이하게 하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다.
지난해 4월에는 인민은행의 외환관리 관련 달러·위안 환율 변동폭을 종전의 기준환율 대비 0.5%에서 1.0%로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변동폭이 올해 1.5%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의 투자한도를 종전 300억 달러에서 800억 달러로 늘리는 등 투자 관련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쉴러 교수는 “중국 금융개혁에서 또 필요한 것은 변호사나 은행가 등의 전문인력을 대폭 늘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에서 더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금융이나 법률적 이슈에 대해 조언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금융산업의 효율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쉴러 교수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