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이 심장 대동맥의 섬유화를 촉진하는 등 심각한 독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대학교 단백질연구소 연구팀은 시중에서 유통되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PHMG와 PGH가 심혈관 급성 독성, 피부세포 노화 촉진, 배아 염증 유발 등과 같은 심각한 독성을 지닌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PHMG와 PGH는 살균제나 부패방지제 등으로 흔히 사용되는 구아디닌(guanidine) 계열의 화학물질로 다른 살균제에 비해 피부·경구에 대한 독성이 5~10분의 1정도로 적고 살균력이 뛰어나다.
이 물질들은 물에 잘 녹아 가습기 살균제뿐만 아니라 물티슈, 부직포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시중에 유통되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PHMG와 PGH를 10배 희석해 사람의 피부세포에 처리했을 때 혈관 대식세포(大食細胞)가 심각하게 변형되거나 동맥경화가 유발되는 것을 확인했다.
혈관 대식세포란 선천적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 변형이 발생하면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세포의 절반 정도는 사멸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피부세포 노화도 촉진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PHMG는 국내에서 유독물질로 등록돼 있지 않아 더 심각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독성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SCI국제학술지인 ‘심혈관 독성학’에 온라인으로 출판됐다.
또 논문에는 이 학교 생명공학부 3학년 김학현씨와 대학원 생명공학과 석박통합과정 4기 김재용씨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또 조경현 생명공학부 교수가 연구 책임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