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사이버 공간의 마지막 국경선인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미트 회장은 이르면 이번 달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함께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슈미트 회장의 북한 방문이 이뤄지면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의 회장이 세계에서 가장 인터넷 통제가 엄격한 나라를 방문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북한은 일반 국민의 인터넷 접근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고 극히 일부만이 세계 범용 월드와이드웹(www)에 접속할 수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 첫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이른바 ‘산업혁명’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슈미트 회장의 방북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자국의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력하게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모든 학교에 컴퓨터와 공장에 디지털화한 기계를 설치할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은 북한이 지난해 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정치적으로 예민한 시기에 이뤄지는 것이다.
북한은 이로 말미암아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며 추가 제재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북한은 최근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를 간첩혐의로 억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에 알리기도 했다.
북한의 경제무역특구 지역인 나선에 억류된 배씨는 간첩혐의가 인정되면 10년 징역형과 강제노역에 처해진다.
한편 슈미트 회장과 리처드슨 전 주지사가 북한에서 누구를 만날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슈미트는 지난 2011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 회장으로서 전 세계의 정치인이나 사업 파트너,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주로 구글의 외부 관계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그동안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은 인간을 가난과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게 할 힘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해왔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의 북한 방문은 1994년 이후 이번이 6번째다.
이 중 두 차례는 북한에 강제 억류된 미국인 석방 협상을 위한 방문이었으며 가장 최근 방문은 지난 2010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