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은 지난해 12월 16일 치러진 총선에서 과반이 넘는 294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다.
선거 기간 자민당은 영토분쟁에서 강경 대응, 자위대의 ‘국방군’으로의 승격 등 극우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나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회복에 쏠려 있다는 평가다.
일본이 경제침체로 접어들고 파나소닉과 샤프 등 전자업체 신용등급이 정크(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 당하는 등 경제 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무기력했던 집권 여당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자민당에 대한 지지로 연결됐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소비세 인상과 조기 총선을 맞바꾸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유권자들의 실망감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아베 신조 총리는 공공 프로젝트와 일본은행(BOJ)의 무제한 양적완화 등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약속하면서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다.
3년 전 총선에서 정권 교체의 열망을 안고 54년 자민당 시대를 끝냈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57석 확보로 기존 의석(230석)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궤멸적 참패를 당했다.
2007년 이후 5년 만에 총리로 복귀하는 아베가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펼치기에도 유리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총재 등 일본은행(BOJ) 고위층 4명이 올해 3~4월에 임기가 끝나 교체된다. 아베가 경기 부양에 적극적인 인사를 BOJ에 밀어넣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총선 전 1개월간 아베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일본 닛케이지수는 12% 올랐고 엔 가치는 달러에 대해 5% 이상 떨어졌다. ’
그러나 아베 총재가 경제 살리기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단명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자민당이 비록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했지만 정당 지지율은 20%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7월에는 참의원(상원) 선거가 잡혀 있어 아베의 중간평가 시간도 그리 길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