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의 뇌 세포들은 불필요한 시각 정보를 걸러내고 목표물에 집중하는 `선택적 주의'가 가능해 영장류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8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 과학자들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천500분의 1 정도인 나노 수준의 유리 탐사봉으로 잠자리의 신경 활동을 측정해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커런트 바이올로지 저널에 발표했다.
선택적 주의는 동물의 주의를 끄는 수많은 정보들 가운데 하나의 자극에 반응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인데 무척추동물에서 이런 기능에 관여하는 뇌세포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테니스 선수의 예를 들면, 많은 관중 쪽에서 시속 200㎞로 날아오는 작은 공을 쳐야만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선택적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뇌가 꼭 필요한 정보만 선택하고 나머지는 무시해 버리는 메커니즘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연구진은 이를 밝혀내기 위해 곤충의 시각을 오랫동안 연구해 왔는데 잠자리가 바로 이런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잠자리는 무리지어 날아가는 수많은 작은 곤충 떼 중에서 단 하나의 목표물을 잡아야만 하는데 목표를 정하기만 하면 뉴런 활동이 다른 곤충들은 걸러내 버려 사냥 성공률이 97%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3억2천500만년 전에 진화한 곤충인 잠자리에 이처럼 놀라운 공중 사냥 기술이 있을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들의 뇌는 영장류의 뇌와 비슷한 작용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곤충의 뇌는 단순하고 접근이 쉽기 때문에 이 연구는 지능형 로봇의 시각 모델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