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2월 기준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59.7%로 매년 꾸준히 상승했다. 미국 영화는 최근 몇 년간 40%대에서 맴돌았고 지난해는 43.4%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33.5%로 내려앉았다.
올해 상영된 138편의 미국영화 중 1억 달러 이상 제작비를 들인 작품은 12편이지만 관객 동원수 400만을 넘긴 영화는 단 3편이다. ‘어벤져스’ 706만명, ‘다크나이트 라이즈’ 640만명,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485만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평단의 극찬을 받은 ‘007 스카이 폴’과 ‘에일리언’ 프리퀄인 ‘프로메테우스’ 등이 국내에서는 큰 사랑을 받지 못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화제가 됐다 하더라도 국내 관객들은 더 이상 무조건 적인 환호를 보내지 않는다. 흥행 보증수표였던 SF, 액션 장르의 흥행도 장담할 수 없다. ‘할리우드 영화= 흥행’이라는 공식은 깨진지 이미 오래다.
거대 자본으로 포장된 볼거리만으로는 더 이상 한국관객들의 입맛을 맞출 수 없다. 관객들은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내러티브에서 만족감을 찾고 있다. 미국의 대도가 아닌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대도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미국의 역사가 아닌 광해군의 이야기에서 감동을 느낀다.
며칠 남지 않은 2013년 ‘더 임파서블’을 시작으로 ‘아이언맨 3’ ‘맨 오브 스틸’ ‘월드워Z’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오블리비언’ ‘퍼시픽 림’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개봉이 예정돼 있다. 내년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한국시장에서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