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로부터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허남경 테크빌 대표(52)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로서의 정체성과 철학을 이렇게 밝혔다.
허 대표는 22년간 철도 신호시스템을 국산화하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온 엔지니어 출신 CEO다. 그는 부친이 하던 정미소에서 기계화된 도정기를 접하면서 전기와 기계 분야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했다.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6개월간 기계와 전기의 기초 공통과정을 모두 이수했다.
또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부산지방기능경기대회 동력배선(현 동력제어) 직종 1위, 전국기능경기대회 동력배선 직종 1위로 뽑혔고, 동력배선 직종 국가대표 후보 선수로도 선발됐다. 고교 졸업 후 금성사(현 LG전자)에 스카우트 됐고, 1978년 제24회 국제기능올림픽에 동력배선 국가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그곳에서 황희융 당시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를 만나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동력배선 직종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는 부산대학교 전기공학과에 입학했다. 실습 경험이 많은 허 대표는 과 수석으로 학교를 졸업해 1987년 당시 산업전기 분야에서 최고로 꼽혔던 금성산전(현 LS산전)에 입사했다.
허 대표는 이곳에서 ‘철도 신호제어시스템’과 인연을 맺는다. 그는 프랑스의 철도 기술이전을 담당하면서 철도 선진기술을 습득한다. 그는 1997년 외환위기로 회사를 떠나 2001년 테크빌을 설립했다. 2000년대 초반 정부의 철도사업 확장을 기회로 삼아 2006년 프랑스가 고속철도에 납품한 역정보전송장치(FEPOL, 열차 위치와 신호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장치)를 국내기술로 대체하는 계약을 따냈다.
허 대표는 “엔지니어는 과학적인 사실을 인간 생활에 유용하게 적용하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저를 비롯해 모든 직원이 업무를 통해서 기술적으로,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