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의 녹색화를 위해선 수혜국의 도로·교통 분야의 기획·발굴 단계부터 추진해야 효율성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은 24일 발표한 ‘ODA사업의 녹색화 현황 및 과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ODA사업의 녹색화를 위해선 단순히 도로·교통 분야의 기자재 및 설비를 제공하는 일회성 원조가 아닌, 기획·발굴 단계서부터 환경을 고려하는 지속가능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ODA사업 녹색화가 가능한 사업 분야를 점검한 뒤 기본원칙 및 방안을 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로 1차 산업과 인프라 사업의 내용을 우선 점검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ODA사업은 캄보디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지원된 도로·교통 분야, 주로 인프라 건설 사업이 전체의 3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 같은 도로·교통 분야 지원 사업에서 환경과 무관한 사업이 4억2400만 달러로 93.2%나 차지했다. 이는 앞으로 이 사업을 대상으로 한 녹색화 개선 여지가 충분하다는 방증이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단순히 친환경적 기자재나 설비를 제공하는 일회적인 녹색화를 지양하고 사업의 기획·발굴 단계에서부터 환경을 고려하는 지속 가능한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친환경적 요소의 추가나 인프라 구축으로 끝나는 단일 프로젝트를 넘어서 프로그램 기반의 능동적인 녹색화를 추구하는 통합형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녹색화 대상 발굴 분야로는 도로·교통, 에너지, 농업, 공업 등이 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또 사업 발굴 및 형성 단계에서 수혜국과의 협의를 통해 녹색화에 대한 수요자의 반응과 요청을 조율할 것을 주문했다.
산업연구원 임소영 부연구위원은 “녹색산업 지원사업의 확대만으로는 ODA사업의 전용(轉用) 문제를 일으키면서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원조사업을 근본적으로 녹색화하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개도국 여건을 중시하는 수요자 중심의 녹색화를 위해 개도국의 역량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