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의 여의도1번지] “대통령은 누가 되죠?”

입력 2012-12-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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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권에서는 표심을 파악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적극 활용한다. 여야는 각 당 대선 후보의 지지도 변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추세선이 교차되는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세선 교차는 1등과 2등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주목했다. 이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까지만 공표할 수 있어서다. 결과를 보면 박 후보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초박빙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 만으로는 누가 유리한 지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이 됐다.

전문가들은 선거당일 투표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투표율 72%가 당락 기준선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즉 투표율이 기준치에 못 미치면 여당에 유리하고, 기준치를 넘기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선거 당일 투표를 마치기 전까지 누구도 대통령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지인들과 저녁을 함께 할 때면 이들은 항상 “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느냐”고 묻는다. 이 질문에 기자는 입이 굳어진다. 함부로 얘기했다가 틀리면 망신스럽다는 판단에서다. 정치팀장이라는 직위 때문인지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럴 때면 기자는 한 역술가의 말을 자주 꺼내곤 했다. 그는 “문재인(文在寅)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는 박근혜(朴槿惠)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양 철학에서 3과 8은 나무[木]를 상징하기 때문에 이름에 나무가 있는 박근혜 후보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지금은 모르겠다고 답한다. 문재인 후보의 이름에 있는 ‘인’(寅)이 나무[木]의 기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것도 아주 강한 양목(陽木)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안철수(安哲秀) 전 후보에 주목했다. 안 후보가 물[水]의 기운을 갖고 있어 수생목(水生木)의 원리가 작동해 18대 대선이 치열해졌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가 1% 이상 이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반면 민주당 관계자는 “과거 선거를 보면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이 지지율 7%까지 따라 잡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충분히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유권자들이 대통령의 자질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는 선거 3주 전인 11월28일 공약집 초판 인쇄에 들어갔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도 11월말에 공약집을 발표했다.

하지만 18대 대선에서는 박·문 후보의 최종공약집은 선거 열흘을 앞두고 12월 초순에 발간됐다. 누가 대한민국의 대통령감인지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 대통령 후보로 나오려면 공약집을 최소한 한 달 이전에 마련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어떨까. 공약집을 보고 선거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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