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내년 가계부채·기업부실·회사채시장 리스크 중점 관리”

입력 2012-12-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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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세 금융감독원장이 가계부채 등 금융불안이 가증되면서 내년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가득하다고 진단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7일 ‘2012 금융감독자문위원회 2차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내년에는 가계부채 부실·기업부실·회사채시장 경색 등 세 가지 위험이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권 원장은 “각 부분의 리스크를 총괄적으로 진단하고 저금리·저성장·고령화가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것”이라며 “자문위원들의 의견 청취와 토론 등 태스크포스(TF) 결과를 토대로 중장기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원장이 제시한 세 가지 리스크 가운데 첫 번째는 가계부채의 부실화다. 그는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 걱정이 크다”며 “부실규모를 비롯해 금융회사의 자본확충, 대응능력 등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리스크 현황을 보면 올해 9월 말 현재 주택가치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은 이른바 깡통주택 소유자는 19만명에 이른다.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중 경락률(올해 평균 76.4%)을 초과한 대출규모는 13조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394조9000억원)의 3.3%이며 차주는 19만명으로 전체 차주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경락률(경매낙찰가율)은 주택가격 대비 경매가격으로 대출자가 장기간 연체를 지속할 경우 금융회사는 주택을 경매에 넘겨 원리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경락률 초과대출은 부실위험이 있는 대출로 분류된다.

권 원장은 특히 가장 심각한 문제로 다중채무를 가진 주택담보 대출자를 들었다. 그는 “여러 곳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로 인해 자칫 서민금융이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다”며 “1·2금융권을 망라한 프로그램을 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도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부실화도 또 하나의 리스크로 제시됐다. 권 원장은 “금융권의 리스크관리 강화에 따른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며 “1만5000개 기업 중 20% 기업이 한계에 직면해 있고 이들의 자체 자금조달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권 원장은 회사채시장 정상화에 주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난 9월 이후 회사채 시장은 꽁꽁 얼어 붙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회사채 발행액은 6조510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2600억원이나 감소했다. 특히 A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7300억원으로 같은기간 무려 1조4300억원이 줄었다. 반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총 39조566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는 기업의 자금조달은 물론 기존 회사채 상환도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로 자칫 기업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 원장은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하고자 주채권은행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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