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군이 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찬반 세력의 충돌이 심화하자 카이로 북부 헬리오폴리스 대통령궁 입구 주변에 탱크 4대와 장갑차 3대를 일정한 배치했다.
대통령궁 주변에 탱크가 배치된 것은 지난해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퇴진 직전 이후 처음이다.
이번 유혈 사태는 무르시가 지난달 22일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새 헌법 선언을 한 이후 최악의 사태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통령궁 주변에는 현재 수백명의 무르시 지지자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군은 5일 오후 3시까지 모든 시위대에게 대통령궁 주변에서 떠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이집트군은 경고했다.
무르시 지지 기반인 무슬림형제단 등 이슬람주의자 수천명은 5일 오후 6시께부터 6일 새벽까지 야권·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반대 세력과 충돌했다.
이로 인해 최소 6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다수는 무르시 지지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부는 사망자 중에는 기자 1명이 포함됐고 부상자는 적어도 44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6일 새벽에도 총성이 울리고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무르시 반대 시위대는 “독재 반대” 구호를 외쳤다.
무르시 반대 시위대는 이슬람주의자들이 추진하는 새 헌법 제정 보류와 무르시의 ‘현대판 파라오 헌법 선언’을 비판했다.
무르시 지지자들은 “무르시 보호가 이슬람 보호”라고 주장했다.
무슬림형제단 회원은 “무르시 대통령은 정당성을 확보했다”·“국민은 (무르시) 반대 세력이 광장에서 물러나길 원한다” 등을 외치며 무르시 반대파를 몰아내려 했다.
이에 맞서 무르시 반대파가 시위대에 속속 합류하면서 분위기는 갈수록 격앙됐고 경찰이 뒤늦게 투입됐지만 유혈 사태를 막지 못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유혈 사태가 심화하면서 6일 오후 내각을 긴급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다.
무르시는 시위 사태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무르시는 새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오는 15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사태가 심화하면서 제대로 실시될 수 있을 지 불투명해졌다.
야권과 자유주의 세력은 7일 타흐리르 광장에서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야권의 대표 인사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무르시의 통치는 무바라크 방식과 다르지 않다”면서 “무르시는 헌법 선언을 취소하고 국민투표를 연기하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