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맨 '또다른 도전'] "퇴직통보 자기일 될 수도… 내일을 준비하라"

입력 2012-12-0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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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규 컨설턴트의 재취업 성공 전략은?

▲박선규 커리어케어 상무가 지난달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곤래스 호텔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올해 대기업 퇴직 임원이 급격히 늘어났다.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는 간판에 비해 준비 없이 사회에 쏟아져 나온 이들의 모습은 초라하다. 게다가 정작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버티지 못해 사표를 던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실제로 재취업한 뒤 2년 내에 그만둘 확률은 70%에 육박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그만큼 상당수 임원들은 ‘퇴직 이후 삶’에 대한 그 어떤 준비도 돼 있지 않다.

이들을 위해 ‘취업 성공 미다스 손’이라 불리는 커리어케어 박선규 상무(컨설턴트)에게 ‘재취업 성공 십계명’을 들어봤다. 10년간 헤드헌팅 시장을 개척하며 대기업 임원들의 재취업 성공 사례를 그 누구보다 많이 보유한 그는 이들에게 따끔한 한마디를 던진다. ‘어깨에 잔뜩 들어간 힘’을 빼라고.

△잘 다니던 회사에서 갑자기 ‘날벼락 퇴직 통보’를 내렸다면.

“자기 자신을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다. 조급하다고 아무 회사나 무조건 들어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퇴직 임원들 상당수가 공백 기간을 견디지 못해 ‘자신을 가장 먼저 선택해 준’ 회사에 입사한다. 그 이후 대부분 “이곳에 잘못 온 것 같다”며 사표를 낸다. 결국 시간을 벌려다 오히려 시간을 낭비한 셈이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한 후 해당 분야로 움직일 준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업계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뿐 아니라 세분화·활성화해야 한다. 한가지 더. 이들은 대부분 면접관 자격으로 뽑는 경험만 해봤지 면접자로서 경험이 없어 의외로 이 부분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피면접자로서의 자세를 견지하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취업성공보다 재취업 이후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던데.

“제대로 짚었다. 임원들이 재취업 이후 실패하는 요인 중 하나가 기업 문화를 성급하게 바꾸려고 드는 것이다. 이전 직장 시스템에 적응돼 있을 뿐 아니라 우위에 있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오히려 그 기업문화에 동화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들이 따라주지 않을 뿐 아니라 오너로부터 반감을 살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전 직장과의 비교는 금물이다. 많은 이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로 ‘과거에 잘 나갔던 어깨의 힘’을 빼야 한다. 오히려 이 회사를 위해 충성하고 어떤 능력을 발휘할지 등 자신의 로열티 지수를 높이는 게 급선무다. ”

△일단 재취업에는 성공했지만 정말 시행착오였다면.

“무조건 사표를 내기보다 틈틈이 단계적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업무와 재취업 준비를 동시에 하기는 힘들지만 공백 기간이 있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꾸준히 이력서 업데이트와 업계 정보 탐색을 겸해야 한다. 특히 이력서에 멋진 한 줄을 더 채우기 위해 현재 업무에 대한 충실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이 시대 가장으로서 퇴직을 하게 되면 책임감 때문에 자신에게 준비할 여유조차 주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일단 들어가서 보자’는 심정으로 단지 입사에만 목을 맨다. 결과적으로 입사 첫날부터 혼란스러울 따름이다. 특히 대기업과 달리 모든 일을 스스로 다 하면서도 성과까지 내는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력과 탁월한 능력을 모두 겸비하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힘든 구조다. 이런 마음과 실무준비과정 없이 섯불리 대들다간 결국 재취업에 퇴사를 거듭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공사례가 있다면.

“재취업 성공은 물론 재임기간까지 채운 사례가 있다. 현재 중견그룹(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모씨는 LG 계열사 상무급 임원 출신이다. 지금까지 3년 이상 근무한 그는 오자마자 LG문화를 잊고 제로베이스에서 새로운 기업문화를 흡수했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 새 조직문화에 적응했을 뿐 아니라 ‘자기 사람’도 확보하게 됐다. ‘자기 틀’을 깬 김 씨는 업무성과, 인간관계 모두 극복한 좋은 본보기가 됐다.”

△현직에 있는 임원들에게도 조언을 해준다면.

“사실상 현직에 있는 임원들이 가장 유리하다. 그럼에도 상당수 임원들이 ‘퇴직은 다른 사람 일’이라 치부하고 싶어한다. 두렵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내일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임원 재임기간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무방비 상태에서 퇴사 통보를 받을지도 모른다. 안테나를 켜고 최대한 빨리 사전 준비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우선 평판관리가 아주 중요하다.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상사, 동료, 부하직원 할 것 없이 모든 채널을 동원해 퇴직 임원 관련 정보 수집을 하는 추세다. 치열한 경쟁 끝에 살아남은 임원은 적이 많을 수밖에 없으니 사후관리를 통해 ‘내편’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보수집 또한 병행해야 할 과제다. 경쟁사 임원 이동 정보, 인사유형과 시기 등을 주시해라. 신문의 인사란도 매일 확인해보면 도움이 된다. 다들 놓치는 정보를 얼마나 가지고 있는 지가 곧 재취업 성공의 척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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