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으로 한반도정세 예상대로 `급랭'

입력 2012-12-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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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키로 함에 따라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예상대로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은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는 물론 북일, 북중 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우선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개선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

한국의 새 정부와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초 이후 한미 양국의 기존 대북정책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것이 그동안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 발표로 이런 기대는 당분간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남북관계는 추가 경색이 불가피해졌다.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2월 말 이후 남북 관계는 현 정부보다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북한의 도발 탓에 우리 정부로서는 당분간 남북관계 개선의 명분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2일 "유력 후보들이 북한과의 대화를 모두 이야기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미사일을 쏜 북한과 새 정부 초창기에 접점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북미 관계의 개선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당장 미국 정부는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계획을 심각한 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오바마 행정부 2기의 대북정책이 북한과의 대화 의지에 무게를 둘 것이란 신호가 감지됐지만 이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을 것이란 점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다면 지난 4월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당시 북미 관계는 지난 2월 말 이뤄진 `2·29합의'로 개선 움직임이 있었지만 4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함으로써 다시 경색되고 말았다.

북한의 로켓 발표 예고가 실행으로 옮겨진다면 오바마 제2기 정부도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예고대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오바마 행정부가 대화에 나서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점은 누구든지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선 가능성이 타진되던 북일 관계도 북한의 발표 탓에 이미 경색국면에 접어들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발표 직후 오는 5~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갖기로 한 북한과의 국장급 회담을 전격 연기했다.

특히 일본은 북한의 로켓이 일본 해역을 지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과거 발사 때에도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의 북중 관계도 주목된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시진핑(習近平) 특사로 파견된 리젠궈(李建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방북 일정을 마친 직후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당혹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이럴 경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취임 후 첫 방중도 당분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 입장에서는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는 김정은의 방중을 받아들일 경우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이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사회 역시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번에는 자동 소집돼 긴급대응책을 논의하게 된다.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채택된 안보리 의장 성명에 안보리의 자동 대응조치인 `트리거(trigger.방아쇠) 조항'이 처음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북한은 유엔이 추가제재로 가든지, 의장성명 등을 채택하든지 간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제3차 핵실험 등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북한의 발사계획 발표로 얼어붙고 있는 한반도의 정세는 더욱 격랑 속으로 빠져들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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