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업체들이 최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를 통과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사장단은 이날 서울시내 모처에서 모임을 갖고 이후 한국체인스토어협회를 통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강제휴무와 영업규제를 강화하는 유통법 개정안을 강력 비판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대형마트뿐 만 아니라 농ㆍ어민과 중소 납품업체까지 피해를 봐 서민 경제를 망친다고 주장했다.
협회 측은 개정안대로 매달 3일을 의무휴업하고 매일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하지 않으면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어민의 피해는 연간 1조65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 납품협력사 역시 3조1329억원의 손해를 보고, 대형마트와 SSM 안에 세탁소 등을 운영하는 영세 임대소상인 역시 연간 매출이 5496억원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총 피해규모가 5조3370억원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또한 현행 대형마트 규제(월 2회 휴무ㆍ24:00~08:00 영업제한)가 예외 없이 시행될 경우 대형마트 8350명, SSM 744명, 입점업체 2047명 등 총 1만1141명이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조사된 만큼 유통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고용 감소 규모가 2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들은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헌법 소원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같은 날 자료를 내고 "재래시장 등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규제 강화가 또 다른 사회적 약자의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치권은 규제의 적정성에 대해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대응은 최근 대형마트 규제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위기감으로 풀이된다.
한편 현행 유통법이 시행된 이후 대형 유통업체들은 유통법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조례에 대해서는 처분 취소 소송을 내 다수지역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최근 지자체들이 새로운 조례를 내놓으면서 다시 휴일 휴무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소 상인과의 자율 협의를 통해 월 2회 자율 휴무와 중소도시 출점 자제까지 약속했지만 결국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