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엔 두 후보가 단일화 사전 작업으로 진행한 ‘새정치공동선언’ 발표 지연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전날(13일)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팀은 성안작업을 완료, 가합의를 하고 문·안 후보에게 이메일로 보고를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날 오전 두 후보가 새정치공동선언문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문 후보 캠프는 이날 오전 중에 성사될 지도 모르는 두 후보 간 회동을 위해 바쁘게 돌아갔다. 문 후보 측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오전에 만났으면 좋겠다고 안 후보 측에 통보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일정을 포함해 작은 문제에 합의하면 곧 마무리하고 발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이르면 이날 중 발표를 시사했다.
하지만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에서 “오늘 (발표를)한다는 건 못 들었다”면서 “팀장 간 한 번 더 만남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다른 말을 했다.
양 측 간 엇갈린 발언이 나오면서 ‘협상 채널 간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일각에선 문 후보가 단일화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통 큰 모습과 양보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반면, 안 후보 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룰을 관철하기 위해 발표를 지연한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왔다.
안 후보 측은 이 같은 분위기를 염두에 둔 듯 문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공식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유 대변인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면서도 “민주당의 여러 행동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 페어플레이에 대해, 새로운 정치에 대해, 진실을 말한다는 것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최근 ‘안철수 양보론’ ‘신당창당설’ 등이 민주당 관계자의 입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데 대한 불쾌감을 표한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지난 8일에도 두 후보의 단독회동 후 이 같은 보도가 잇따르자 “왜곡된 정보가 언론에 지속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합의 정신이 아니다”(유 대변인)라고 지적했었다. 당시 문 후보 측은 “저희 캠프에서 신당 창당론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주장은 오해한 것 같다”(우상호 공보단장)고 해명하며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측 채널 간 이상은 없다. 두 후보의 비서실장이 수시로 연락하고 있다”고 일축한 뒤 “문 후보가 지방 일정 끝나고 돌아오는 내일 오후 3시 이후에나 (새정치공동선언)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