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은 11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반값 선거비용’과 관련,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 후보 측 선대위 산하 미래캠프 김기식 지원단장은 이날 여의도 음식점에서 오찬간담회를 열고 “신문, 방송, 텔레비전 광고비가 선거비용 3분의 2이다. 반토막내겠다는 것은 선거를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이어 “안 후보 쪽에서 이런 것을 몰라서 그런 제안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단 제안을 통해 주도권을 잡아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광고와 인쇄물 제작 등에 드는 금액을 감안할 때 실현성이 부족한 정책을 제안함으로써 안 후보 측의 ‘취약한 자금력’을 ‘돈 안 드는 선거’로 바꾸는 전술을 취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안 후보는 정책공약을 발표하면서 “국민 세금으로 치러지는 법정선거비용 560억원의 절반만으로 이번 대선을 치를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문 후보에게 절반만의 비용으로 대선을 치를 것을 제안 드린다”고 했다.
문 후보 측은 공식적으로는“적극 협의해 나가서 실현될 수 있으면 좋겠다”(진성준 대변인)고 화답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단일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상황에서 제안을 거부하기 힘들고,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내보일 경우 불협화음이 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문 후보 측 선대위 핵심 관계자 역시 “선거비용을 줄이면 홍보와 광고비용, 언론사 광고 등을 다 줄여야 한다”며 난감해 했다.
새누리당 안형환 대변인은 “후보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절반인 안 후보가 무엇을 근거로 마치 후보가 된 것처럼 그 돈을 쓰겠다고 하는 거냐”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