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는 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전날 가톨릭신학대에서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한 데 이어 두 번째 종교계 방문이다.
안 후보는 조계사 주지인 도문스님과 함께 대웅전을 찾아 삼배를 한 후 “조계사가 도심 한가운데 있는데도 경내의 공기가 다르다. 마침 국화 축제라 더욱 인상 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승 스님은 “20여년 전 한 마을에 이장 선거에 나온 분을 봤는데 어깨가 굳어 있어서 ‘왜 그렇냐’고 물었더니 ‘어떻게 마을을 잘 이끌어 나갈까’라는 고민으로 그렇다고 하면서 제대로 웃지도 못하던 것을 보았다”며 “한 마을을 이끄는 이장도 그 정도인데 나라를 이끌어 가려면 그 수천 배, 수만 배의 긴장으로 힘들 것이니 항상 웃고 다니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자리를 함께 한 도법 스님은 “우리 사회의 시대적 요구는 치유와 희망으로 요약된다. 개개인의 상처와 아픔을 넘어선 현대 사회의 아픔 즉 산업화와 분단, 노동의 문제를 치료하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야 하는 게 시대의 화두”라며 “후보가 여기까지 애써서 왔는데 산업화와 민주화 가운데서 고생한 분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위로하고 풀고 가겠다는 태도를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안 후보는 “지난 10년 간 우리 사회가 총량적 성장에 집중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이 출산율과 자살률”이라며 “말씀하신 부분을 유념하고 마음에 새겨서 앞으로 활동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가톨릭과 불교계를 잇달아 방문한 안 후보는 아직까지 기독교계 지도자와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오는 4일 전북 익산 중앙총부에서 봉행되는 원불교 제14대 경산 장응철(張應哲) 종법사 추대식에 초청을 받은 상태이며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