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순우 우리은행장 체제 2년차를 맞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우리금융 1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이 행장도 같은해 3월 행장에 취임했다. 명실상부 우리금융그룹 수장으로서 우리금융그룹을 이 회장 식대로 운영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난 1967년 우리은행 전신인 한일은행에 입행해 줄곧 우리은행에서만 40년 가까운 인생을 보냈다. 호사가들은 이 회장에 대해 ‘미다스의 손’을 가졌다고 한다. 그가 맡은 지점에선 항상 1위 기록이 나왔기 때문이다. 남대문지점에 근무할 땐 국내 5500개 지점 중에서 여수신 1위를 기록했고, 영업부장 시절에는 지점수신 1조원을 달성해 업계 이목을 끌었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지점에 근무하던 1980년대에는 ‘국제금융발전유공’ 재무부장관 상을 두 차례나 받고 영업부장이던 1993년에는 ‘수출입유공’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최연소 한일은행 임원을 거쳐 1999년 한빛증권(우리투자증권) 사장에 발탁되면서 한국 금융시장에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3월 치열한 경쟁 끝에 우리은행 새 사령탑에 선임됐다. 내부 인사로는 이종휘 전 행장에 이어 두 번째다. 옛 상업은행 출신으로는 최초다. 이 행장은 은행 내에서 대표적 영업통으로 꼽힌다. 국내 시중은행 간 영업 전쟁에서도 남다른 승부 근성을 발휘하고 있다. ‘이팔성 회장-이순우 행장 체제’도 어느 정도 안정화에 들어섰다는 평이다. 이 행장 내정 직후 이 회장은 “뜻이 맞는 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우리금융을 지탱하는 기둥인 만큼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화합하는 모습은 조직 안정화를 빠르게 이끌었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은 박영빈 행장과 송기진 행장이 이끌고 있다. 박 행장은 한국개발금융과 한미은행을 거쳐 경남은행 수석부행장을 지냈다. 이후 우리투자증권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9월 우리금융 전무를 겸임하며 그룹 시너지와 IR 업무 등을 담당해 왔다. 송 행장은 옛 상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중에서는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직장생활 30년 중 23년을 사장으로 살았다. 황 사장의 연임 배경에 대해 우리투자증권 내부에서는 선도적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창출 확대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종합 1등이라는 인식을 정착시킨 점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