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와 대형마트 대표들이 모여 자발적 출점 제한과 자율휴업 등 상생협력 결정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일단 모양새는 정부와 업계 대표들의 자율적 합의였지만 구체안 없이 진행돼 향후 협의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특히 일요휴업 등으로 서울시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코스트코와 하나로마트가 이날 합의과정에서 빠져있고, 향후 추가출점에 대한 후발업체들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2일 지식경제부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체인스토어협회,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대표들은 이날 전국상인연합회,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대표들과 만나 대형마트들이 전통시장 등 중소 유통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해 자발적으로 출점을 자제하고 최소한 월 2회 자율 휴무를 시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다음달 15일 까지 포괄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유통산업발전협의회(가칭)’를 발족하기로 했다.
특히 각 지자체가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 시행 중인 강제 휴무의 효율성과 대형마트의 자발적 출점 자제 및 중소상인 지원 등의 세부적인 사항은 협의회에서 논의키로 했다.
성과는 분명 있었다.
먼저 매장면적 3000㎡ 이상의 대형마트와 3000㎡ 미만의 준대형마트의 경우 월 2회 의무 휴업한다는 원칙에 양측이 동의했다. 휴업일도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지정키로 했다.
하지만 이날 합의에서 외국계인 코스트코와 하나로마트는 제외됐다. 업계에서는 이들도 논의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했지만 서울시와 휴업일 지정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코스트코의 참석여부는 미지수다.
추가출점에 자발적 합의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 현재 대형마트는 상위권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국 주요 상권마다 매장을 포진하는 등 포화상태에 놓여있지만, 후발업체들은 추가 출점의 제한으로 국내에서의 매장수 확대를 거의 포기한 상태다. 이 와중에 추가출점에 대한 자율합의까지 마칠 경우 자유경쟁의 원리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지만 아직까지 매장이 들어설 곳은 남아있다”며 “상위권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경우 합의 자체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한국 체인스토어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승한 홈플러스 테스코 회장, 이마트 최병렬 사장,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 홈플러스 테스코 왕효석 대표, GS리테일 홍재모 대표, 롯데슈퍼 소진세 대표, 이마트 에브리데이 심재일 대표가 나왔다.
이날 회의를 중재한 지식경제부에서는 홍석우 장관과 정재훈 산업경제실장, 박원주 산업경제정책관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