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까지 내서 코스닥의 ‘놀자주’(엔터·게임)와 대선 테마주에 투자하는 ‘개미’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투자는 주가가 급락할 경우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는 흉기로 급변한다. 게다가 놀자주와 테마주 최근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자칫 개인투자자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
22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지난 18일 현재 신용융자 잔고는 4조5438억원에 달한다. 지난 8월 16일 연 최저점인 3조6220억원과 비교하면 두달새 1조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코스닥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6월 1조3000억원대까지 내려갔던 신용융자 잔고는 4개월여만에 1조9000억원대까지 불어나며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이 2조6000억원을 중심으로 증감을 지속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다.
8월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융자 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전 세계적인 싸이 열풍으로 파죽지세로 내달린 YG엔터테인먼트(250억2200만원)였다. ‘캔디팡’ 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위메이드도 164억원9300만원이나 늘었다. 개인들도 놀자주 열풍에 휩쓸린 것이다.
이 밖에 KG이니시스(111억원), 다날(89억원), 컴투스(82억원), 오스템임플란트(72억원), SK컴즈(70억원) 등도 신용융자 잔고가 증가했다. 아울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관련주인 사람인(62억원), 디오(47억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유가증권시장은 코스닥과 달리 대형주 중심의 저가매수에 신용융자가 활용됐다. 1위는 기아차(366억5300만원)였다. 3분기 실적악화 우려감에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신용융자를 통해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232억원), 삼성테크윈(172억원), 하나금융지주(171억원), 대우증권(171억원), OCI(167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다. 주로 개인들이 이용한다. 문제는 신용융자가 주가 급락에 따른 손실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신용융자 잔고가 크게 늘어난 중소형주들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개미들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이달초 10만원을 넘어서던 주가가 기관의 ‘팔자’에 밀려 최근 7만4000원 선으로 내려서며 3주 만에 30% 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기대감보다 기업 실적 및 업황개선 가능성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조언한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신용융자 등을 통한 무리한 투자는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