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증세’ 논의… 새누리 ‘폭넓게’, 민주 ‘부자만’

입력 2012-10-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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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김종인·김무성 ‘낮은 세율, 넓은 세원’ 원칙

민주, ‘1% 슈퍼부자 증세’ 공약집에 담기로… 안철수는 중하위계층까지 증세

정치권이 대선을 앞두고 증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초 민주통합당이 ‘부자증세’를 당론으로 채택하자, 비과세·감면혜택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 만으로 충분하다며 증세 반대 입장을 보였던 새누리당이 뒤늦게 증세에 가세했다.

새누리당은 당장은 조세부담률을 끌어올리더라도 기본적으로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의 원칙을 지키자는 반면, 민주당은 ‘상위 1%’를 겨냥한 부자 증세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지난 16일 “현재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19%를 조금 넘는데 그렇게 높다고 볼 수 없다”며 “과거에는 조세부담률이 21%까지 간 적이 있는데 (다음 정권에서) 그 정도까지는 갈 수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현재 19.3%인 조세부담률을 21%까지 올릴 경우 24조원 가량 세입이 더 늘어난다.

주요 증세 방안으로는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개편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1975년에 종합소득세가 도입된 다음에 세제 개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누더기 세제’ 비슷하게 돼 있다”며 “부가가치세는 도입한 지 35년 가까이 지났는데 10%의 세율이 한 번도 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취임 일성으로 증세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세율은 낮게, 세원은 넓게 해야 한다”면서 “부자가 더 세금을 많이 내도록 부유세와 통일세, 보육세를 신설하고, 몸에 나쁜 담배를 피우는 사람, 술 먹는 사람에게 목적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보다 한 발 더 나간 대책이다.

증세에 부정적이던 박근혜 대선 후보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당의 공약은 공약위원회를 거쳐 결정되는 것만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공약이 될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박 후보에게도 이 같은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키로 해 어떤 결과가 도출될 지 주목된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증세는 대부분 대기업과 고소득자를 겨냥하고 있다. 그래서 ‘1% 슈퍼부자증세’로 불린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17일 “무조건 증세가 바람직한 게 아니다. 민주당은 꼭 필요한 부분에 한해서 증세를 하겠다는 계획”이라며 “그간 당론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공약집에 담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선후보와 민주당은 소득세 최고세율을 부과하는 과세표준을 현행 ‘3억원 초과’에서 ‘1억5000만원 초과’로 확대해 연간 1조2000억원의 세수를 더 걷기로 했다.

법인세도 과표 2억~500억원 초과·세율 22%, 과표 500억원 초과·세율 25%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최소 3조원 이상의 세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아직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진 않았지만 최근 소득 중하위 계층까지 능력만큼 세금을 더 내고 복지혜택을 받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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