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연임에 성공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다음 정부 6년 동안 어떤 수완을 발휘해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나가게 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오는 2019년까지 6년간 장기 집권하게 됐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차베스는 전체 국민의 40%를 넘는 극빈층의 지지를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절반에 가까운 44%의 유권자들이 차베스가 아닌 야권 통합 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 후보를 선택한 점을 감안할 때 상당수 국민의 마음이 차베스에서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대선 개표가 96.1% 가량 이뤄진 가운데 차베스는 5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2006년 야권의 분열 속에 치러진 대선 때보다 7.8%포인트나 빠진 수치다.
카프릴레스를 통합후보로 냈던 야권은 득표율 수치로 볼때 차베스가 잃어버린 부분을 거의 고스란히 가져왔다.
차베스는 첫 집권에 성공한 1998년부터 계속된 네 번의 대선 중 이번 대선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2위 후보와 득표율 격차도 가장 좁았다.
그는 첫 집권에 성공했던 1998년 대선에서는 56.2%를, ‘볼리바리안 헌법’으로 명명된 신헌법 하에서 치른 2000년 대선에서는 59.7%를, 3선에 성공했던 2006년에는 62.8의 득표율을 얻었다.
카프릴레스는 대선 결과가 나온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국민의 거의 절반이 당신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의 살인 범죄가 악명이 높은 만큼 차베스 대통령이 시급히 극복해야 할 문제는 범죄다.
‘베네수엘라 폭력관측소’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한 해 동안 1만9336명이 살해됐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하루 평균 53명이 살인 범죄에 희생된 셈이다.
베네수엘라의 살인범죄율은 인구 10만명 당 67명으로 남미 대륙에서 가장 높다.
이는 ‘마약과의 전쟁’이나 반군 소탕으로 총성이 멈추지 않는 멕시코의 14명, 콜롬비아 32명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전 세계 평균 수준인 6.9명에 비하면 9배를 웃돈다.
차베스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새로운 치안 병력을 만들어 범죄를 잡겠다고 밝혔지만 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면책이 만연한 사법시스템 하에서 범죄율을 끌어내리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를 맴도는 인플레이션과 지방 지역의 생필품 부족, 부족한 기반시설 등도 차베스의 차기 정부가 안은 국가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