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의 술 ‘진로’, 일본의 입맛을 사로잡다

입력 2012-09-23 13:14 수정 2012-09-2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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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지난 13일 목요일 오후. 일본 도꾜의 한 대형 양판점 주류코너 정면 맨 앞에는 국민주 ‘JINRO진로)’가 보란듯이 진열돼 있었다.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알려진 일본 주류시장에 소주 1위 브랜드로 우뚝서며 일본인들의 사랑을 차지한 것이다.

이날 양판점을 찾은 미야케씨(34, 도쿄 고토구)는 “일본 소주는 증류주와 보리소주가 많은데 향이 진해서 같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적”이라면서 “하지만 한국의 진로소주는 맛과 향이 깔끔해서 거의 모든 음식과 조화를 잘 이뤄 주변사람들과 함께 즐겨 마신다”고 말했다.

진로 뿐만 아니라 하이트진로가 선보이고 있는 맥주도 인기다. 제3맥주 ‘프라임 드래프트’와 무알코올 맥주 ‘비키’, 일반맥주 ‘드라이비어’ 역시 입소문을 타고 일본 젊은층 사이에서 반응이 폭발적이다. 하이네켄, 버드와이저 등 글로벌 맥주 브랜드 보다 좋은 자리에 진열돼 있을 정도다.

미야케씨는 “일본맥주는 향이 진하고 깊은 반면, 한국 맥주는 깔끔하고 상쾌한 맛이 특징인 것 같다”면서 “주변에서 깔끔한 맛의 한국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꾜 긴자의 저녁 거리. 이곳에 위치한 식당에서도 JINRO의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일본에서 750㎖ 한 병 가격이 1000엔(1만4천원)을 훌쩍 넘어서는 고급술 임에도 찾는 손길이 분주하다.

한 일식집에서 만난 회사원 기미나미씨(48)는 “일본인들은 보통 소주에 물을 타서 묽게 만든 미주와리에 레몬을 섞어서 마시는 것을 많이 즐긴다”면서 “최근에는 소주에 녹차, 우롱차 등을 섞어 마시는 게 유행인데, 진로의 깔끔한 맛이 차 종류를 섞어 마실 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소주에 비해 한국소주가 약간 단 맛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목넘김이 좋으며 맛이 깔끔하고 라이트해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소주로 알려져 있다”며 “특히, 여성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양인집 하이트진로 해외총괄 사장은 “진로는 서민적인 제품에서 프리미엄 제품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며 “소주는 위스키보다 고급 제품은 아니지만 고급화 전략으로 쌀로 만드는 소주를 한국에서 생산 일본에 공급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소주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종합주류기업 한 단계 더 도약(현재 9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시장에서 진로는 올해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대비 0.4% 증가한 5296만 달러를 기록해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주종별로는 맥주가 3018만 달러, 소주 1762만 달러, 막걸리 516만 달러를 수출했다.

특히 맥주 수출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상반기 2528만 달러에서 3018만 달러로 19.4% 대폭 상승하며 일본 수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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