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관계’는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장쯔이)를 사이에 두고 당대 최고의 플레이보이 ‘셰이판’(장동건)과 사교계의 여왕 ‘모지에위’(장백지 분)가 펼치는 위험한 게임을 다룬 영화다. 장동건은 이번 영화를 통해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동안 드라마를 통해 어필해온 품격 있는 훈남 이미지, 영화를 통해 보여준 남성적 캐릭터를 벗어 던지고 상하이의 모든 여성을 정복한 섹시한 플레이보이로 변신한다.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5차례 이상 영화화된 작품들의 ‘플레이보이’ 캐릭터에 비해 이번 ‘위험한 관계’의 '셰이판' 역은 강렬하고 로맨틱한 매력으로 더욱 진화됐다. 동일 캐릭터를 맡았던 ‘존 말코비치-라이언 필립-배용준’에 비해 장동건은, 로맨틱한 매력을 한층 더 가미해 젠틀한 모습을 선보인다. 또한 부드럽고 따뜻한 행동으로 여성을 유혹한 뒤, 냉정하게 그녀를 버리는 '나쁜 남자'로 변신한 그의 새로운 이미지는 이제껏 보여주지 않았던 도발적인 나쁜 남자의 향기를 충분히 풍겼다는 후문이다.
1999년 로저 컴블 감독의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에서 맨해튼 최고 플레이보이 ‘세바스찬’을 연기한 라이언 필립. 그가 연기한 ‘세바스찬’은 지금까지 영화화된 작품의 남자 주인공 가운데 가장 연령대가 어린 인물이다. 소년 같은 해맑은 외모와 달리 향락과 쾌락만을 추구하는 나쁜 남자 라이언 필립의 모습은, ‘세바스찬’의 캐릭터를 더욱 퇴폐적이고 섹시하게 만들었다.
2003년 한국에서 개봉한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조원' 역을 맡은 배용준. 당시 ‘스캔들’은 배용준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그의 첫 노출연기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성적 욕망이 억압된 조선 사회를 배경으로 펼치는 그의 능청스러운 바람둥이 연기는 점잖은 ‘선비’ 이미지 속에 감춰진 욕망을 들춰내며 통쾌함을 자아냈다.
할리우드 최고의 연기파 배우 존 말코비치와 라이징 스타였던 라이언 필립, 한류스타의 대명사 배용준 등 내로라하는 명품 배우들이 맡았던 나쁜 남자 캐릭터와 장동건이 완벽히 소화해 낸 희대의 플레이보이는 어떤 새로움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동건-장쯔이-장백지-허진호 감독’의 만남으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영화 ‘위험한 관계’는,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한국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후 오는 같은 달 11일 국내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