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계속되면서 백화점이 가을 세일을 앞당겼다. 반짝 살아난 추석 특수를 이용해 시중에 풀린 상품권을 조기 회수하고, 되살아난 소비심리가 꺼지기 전에 고객들의 지갑을 열겠다는 의도다. 징검다리 휴일과 중국 국경절 연휴를 이용한 대단위의 중국 관광객 방문 기간에 맞춰 금요일에 시작하는 가을 세일의 공식도 깼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현재,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 3일부터 21일까지 19일간 가을 정기 세일을 일제히 진행한다. 금요일에 시작하는 정기세일 관행을 깨고 수요일부터 돌입한다.
세일기간도 늘렸다. 17일 정도 하던 세일 기간을 19일로 이틀 연장했다. 할인율을 높게 적용하고 특가 물량도 확대해 저조했던 상반기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3~21일까지 ‘가을 챌린지 세일’을 진행한다.
롯데는 이번 행사 기간이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과 맞물려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이벤트를 함께 마련했다. 소비자를 최대한 끌어 모으기 위해 상품권 회수를 위한 별도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매 주말마다 수입 주방용품, 침구류 등 감사품을 선착순 증정키로 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세일을 진행한다. 4일 정상 출근을 위해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가족 단위 고객을 백화점 방문을 유도하고, 추석 직후 풀린 상품권을 회수하기 위해 점포별 주요 대형행사를 첫 주에 집중 배치했다. 이와 함께 각 점별로 주부 대상 이벤트, 문화홀 공연 등을 확대할 방침이다. .
현대백화점은 주부를 대상으로 한 행사를 강화하고 업계 참여율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할인율도 높일 계획이다.
신세계는 10~30% 정도의 기존 할인율에도 지갑을 열지 않는 최근의 소비행태를 반영해 브랜드별 기획 특가 상품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렸다.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 숫자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정기 세일의 경우 전체 브랜드의 70% 정도 참여하지만, 올해는 80% 가까이 참여한다는 것이 백화점측 설명이다. 세일이 한창인 6~9일 주말을 끼고 강남점에서는 해외 명품 초대전 행사도 연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남성 고객에 집중한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내달 5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아 맨스 웨어 엑스트라 바간자’행사를 연다. 톰포드, 란스미어, 휴고보스 등 64개 남성 브랜드가 참여해 맞춤 정장 서비스, 스타일링 클래스 등 이벤트를 기획했다. 파텍필립, 까르띠에, 브레게 등 1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맨스 워치 컬렉션’ 전시도 개최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추석 행사 기간 동안 다소 살아난 소비 심리를 가을 세일까지 이어 나가기 위해 3일부터 시작하게 됐다”며, “10월~12월은 분기별 백화점 매출 비중에서 가장 높기 때문에 ‘가을세일→창사→송년세일→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판촉 이슈를 활용해 소비 심리를 살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