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9일 오전 LIG그룹 오너 일가의 기업어음(CP) 부당발행 혐의로 LIG그룹 본사와 LIG건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동시에 CP판매를 담당했던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LIG그룹 본사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IG건설에 10여명의 검사와 조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켓과 회계장부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후 LIG그룹 임직원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발로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가 지난해 3월 계열사인 LIG건설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숨기고 기업어음(CP)를 발행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올 초 검찰은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을 출국금지 시키고 포괄적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 받아 구 회장 일가의 계좌를 추적해 왔다.
구 회장 일가는 LIG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전인 지난해 2월28일부터 3월10일까지 금융기관에서 약 242억4000만원의 CP를 발행해 투자자들에 큰 피해를 입혔다. 당시 우리투자증권은 LIG건설이 기업회생절차 직전에 발행하고 남은 1850억원의 미상환 CP 가운데 1290억원어치(70% 규모)를 판매했다.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한 LIG그룹은 계열사인 티에이에스(TAS)를 통해 2006년 부도 난 건설사 건영과 SC한보건설을 인수해 LIG건설을 만들었다. LIG건설의 최대주주인 TAS는 금융기관에서 3000여억원을 빌려 LIG건설을 인수했다. 당시 구 회장 일가는 금융기관에 LIG그룹 계열사 주식을 맡긴 바 있다. TAS는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2)과 차남인 구본엽 LIG건설 부사장(40)이 대주주로 돼 있다. LIG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여파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결국 지난해 3월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담보로 잡힌 주식을 법정관리 전에 되찾을 목적으로 불법행위가 있었을 것으로 검찰 측은 보고 있다.
한편 현재 업계에서는 이번 검찰 수사가 구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확대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