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환경회의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이하 총회)가 9월 15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폐회식을 가졌다.
폐회식에는 유영숙 환경부 장관과 이홍구 WCC조직위원장, 아쇽 코슬라(Ashock Khosla) IUCN 총재, 줄리아 르페브르(Julia Lefevre) 사무총장, 우근민 제주도지사 등 국내·외 주요 인사 2000여명이 참석했다.
이홍구 조직위원장은 환송사를 통해 “이번 총회는 양적인 면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가장 성공적이었고 내실 있는 총회였다고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유영숙 환경부장관도 환송사를 통해 “이번 총회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과 IUCN은 중요한 파트너이자 친구가 되었다”며 “총회 성과가 지구적 환경논의에 건설적인 자극과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구적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IUCN의 비전을 담은 ‘제주선언문’이 채택되었다.
제주선언문에는 지구의 생물학적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보전 활동 확대’ ‘자연에 기반한 해결책’ ‘실천적 지속가능성’ ‘자연의 이용에 대한 거버넌스의 격차 감소’ ‘제주에서 나아갈 길’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지구적 환경이슈에 대해 자연을 기반으로 한 해결책과, 여성·지역사회 등 거버넌스의 격차 해소를 촉구하며 향후 국제사회의 환경 정책에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환경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세계 최대의 환경회의인 제주총회에서는 유독 ‘역대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사용되었다.
이번 총회는 IUCN이 지난 60여년간 개최한 22번의 총회중 최초로 동북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총회이고, 역대 총회 중 가장 많은 1만여 명의 참가자가 등록하였다.
폐회식에서 채택된 제주 선언문,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뜨거운 호응 속에 개최되었던 세계리더스 대화도 모두 최초로 시도되었다.
이번 제주 총회는 이러한 도전적인 시도를 통하여 지구적 자연환경문제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주도하여 값진 성과물을 도출해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사회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진 리더들과 함께한다는 점에서 청중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낸 세계리더스 대화는 자연보전을 일부의 문제가 아닌 전 인류공통의 문제로 이끌어내며 각계각층의 실천이 중요함을 부각시켰다.
또한 제주선언문을 통해 세계리더스 대화를 한국 판 환경 다보스포럼이라 할 세계리더스 보전포럼으로 발전시켜 논의를 지속할 것을 촉구하고 있어 이제 글로벌 리더들이 제주도를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논의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발의안이 채택되어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을 국제사회에 전파시킨 것도 이번 총회의 큰 성과다.
특히 ‘자연보전과 경제개발의 지속가능한 전략으로서 녹색성장’발의안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의 새로운 주요 전략으로 녹색성장이 채택, 녹색성장 논의가 이제 다양한 국가 및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 속에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황사피해 저감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을 IUCN 차원의 결의로 도출한 것도 이번 총회의 큰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동 결의안은 중국 북부, 중앙아시아, 몽골의 건조 또는 반건조지역에서 기후변화, 과도한 방목 및 산업화 등으로 인하여 황사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함에 따라, IUCN 회원들에게 황사 발생국과 영향 받는 나라들이 황사 관측망을 구축함으로써 황사 피해 방지와 사막화 방지를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황해 보전’을 위한 IUCN 차원의 결의안 도출도 그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황해가 매년 대량의 유입퇴적물이 포함된 담수의 유입으로 급격히 오염되고, 특히 동아시아 갯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갯벌 손실과 훼손에 의해 생물다양성이 감소하고 생태계 및 서식처 기능이 소실됨에 따라, IUCN 회원들에게 황해 생태계 보전을 위한 지원을 요청하고, 동아시아의 독특한 갯벌 생태계 보전을 위해 기존의 국립공원과 다른 해양 및 연안 보호구역 확장 및 신설을 권고하였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생물다양성 관측 네트워크 구축방안’ 역시 총회의 결의안으로 도출한 것이 큰 성과로 평가된다. 동 결의안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보유한 생물다양성 관측네트워크 활동이 지역적·국제적으로 결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측네트워크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에는 설립을 장려하며, 생물다양성 네트워크 지원을 확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제주 하논분화구 복원, 제주해녀의 지속가능성 등의 의제로 한국의 특색 있는 자연환경을 국제사회에 알린 것도 값진 성과이다. IUCN은 한국정부로 하여금 하논분화구의 자연환경을 복원하기 위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권고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또한 IUCN의 전회원들이 제주해녀의 고유한 문화·역사·과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것을 보전하기 위한 계획을 지원하기로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한편, 이번 총회로 180여 개국 1만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아름다운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알린 것도 국제적인 관광명소로서 제주의 입지를 강화하는데 한 몫을 했다는 평이다.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참석자들은 세계유일 UNESCO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한 제주도의 풍경에 대해 놀라움을 표현하며, 국제회의 개최도시로서 제주도가 매력적임을 인정하였다.
9월 13일 WCC조직위에서 진행한 22개 ‘생태투어’ 프로그램은 국내외 1천여 명이 제주의 살아있는 생태계와 비경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중 다른 일정보다 4~5시간이 더 소요되는 한라산 정상탐방코스는 가장 많은 탐방객이 몰렸으며, 바스마 파티마(Basma Fatima) 요르단 공주도 한라산 등정에 올라 ‘힘든 만큼 가치있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라고 밝힌 것도 총회장 주변의 화제 거리가 되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외 다양한 사람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서 회의 결과가 도출된 만큼 이를 실천하도록 후속 조치에도 힘쓸 것”이라며, “이번 총회의 성과가 지구환경문제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해나갈 것을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