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새로운 연극적 구성으로 무장한 스페인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원제:하멜린 Hamelin)는 한 도시에서 발생한 아동성추행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이 작품은 그림 형제의 동화로도 유명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 대한 전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이 전설의 내용은 쥐떼들의 침략으로 절망에 빠진 한 도시 '하멜린'에 대한 것으로 피리 부는 한 특이한 사나이가 그 도시의 시장 앞에 나타나 보수를 받는 대신 쥐떼들을 데려가겠다는 약속을 한 후 자신의 음악으로 동물들을 홀려 도시에서 쫓아내는 것에 성공한다. 그러나 약속한 상금이 주어지지 않자 그 사나이는 피리를 다시 불어 이번에는 하멜린의 모든 아이들을 데려갔다는 내용이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그 전설에 더해 아동성폭력이라는 긴급하고 잔혹한 질문의 접면을 크고 깊게 만든다. 이는 지난해 영화 ‘도가니’ 열풍이 주목시킨 사회적 약자를 강탈한 또 다른 고발이다.
늘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현실을 읽어내는 스페인 작가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의 한국 초연작인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는 9월 7일부터 9월 23일까지 서울에 위치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이 연극은 극단 코끼리만보가 5년간 제작한 후안 마요르가 3부작의 완결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