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관련 테마주들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관련주들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 원장이 최대주주인 안랩은 전일대비 1.96% 오른 12만4900원에 29일 장을 마쳤다. 안랩은 대선행보가 본격 추진된 8월 들어서만 6.12% 상승했다.
또한 대표가 안 원장과 서울대 동문이며 KAIST에서 함께 교수로 재임했던 슈넬생명과학은 전일대비 0.92% 소폭 오르며 장을 마쳤지만 5거래일 연속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케이씨피드와 우성사료, 솔고바이오는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런 급등세는 안 원장이 9월 말 추석을 전후해 대선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측근들의 발언에서 촉발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번 대선에서 제3세력 후보로 직접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운찬 테마주도 급등하고 있다. 디아이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29일 장을 마쳤고 예스24 역시 전일대비 7.57%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한 문재인 테마주 역시 최근 문 고문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승장구함에 따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리들제약, 바른손, 조광페인트는 소폭 하락했다가도 문 고문의 호재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급등락을 거듭하며 슬금슬금 주가를 올리고 있다.
반면 본격 대선행보를 시작한 박근혜 테마주는 오히려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박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확정지은 뒤부터는 테마주로 꼽히는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EG 등이 보합권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경고의 소리를 내고 있다. 대선 주자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종목이 대부분이지만 막연한 기대감과 투기심이 테마주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치 테마주는 말 그대로 ‘옷깃만 스쳐도’테마주로 분류되며 결과를 보고 끼워 맞추기식 해석이 많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무조건 경계해야 한다”며 “예전부터 정치테마주가 성공한 사례를 보기 힘들고 정치적인 변수 역시 예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 당국이 정치테마주 일부 대주주의 주가조작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조사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6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140여 개의 정치테마주가 있는데 주가급등 사유가 없다고 공시하면서도 자기 주식을 판 대주주가 많다”며 “이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중간에 (주식을) 판 대주주들이 주가조작 세력과 연관이 있는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정치인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은 140여개로, 이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종목 1868개의 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