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지나 북한에 상륙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역대 5위 강풍으로 이름을 올렸다.
볼라벤은 28일 제주도와 서해안 지방에 기록적인 강풍을 몰아치고 북한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볼라벤은 역대 우리나라를 찾은 태풍 가운데 다섯 번째로 셌다.
서해안과 나란히 이동하면서 곳곳에서 바람 세기 기록을 경신했고 제주 산간지역에는 최고 700㎜가 넘는 폭우를 쏟았다.
바람은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된 '루사(RUSA)'나 '매미(MAEMI)'만큼 강했지만 상륙하지 않고 곧장 북진한 덕택에 피해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볼라벤은 이날 오후 4시께 북한 황해도 강령군 장수리 해안에 상륙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오후 6시 현재 평양 남쪽 120㎞ 부근 육상에서 시속 11㎞로 북진하고 있다.
이날 오후 7시까지 관측된 지역별 순간 최대풍속을 보면 완도가 초속 51.8m로 가장 바람이 거셌다. 이는 2003년 '매미'와 2000년 '프라피룬(PRAPIROON)', 2002년 '루사', 2007년 '나리(NARI)' 다음으로 센 것이다.
매미는 제주에 순간 최대풍속 60.0m의 엄청난 바람을 일으켜 역대 가장 바람이 강한 태풍으로 기록돼 있다.
볼라벤은 2000년 이후 서해상을 따라 북상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한 위력을 떨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2000년대 들어 서해상을 경유한 태풍은 프라피룬과 곤파스, 가장 최근에 영향을 준 지난달 '카눈(KHANUN)'까지 모두 12개다.
이들 가운데 육상에서 관측된 최저기압은 볼라벤이 961.9hPa로 가장 낮았다. 곤파스도 최저기압 987.6hPa로 볼라벤에 비하면 위력이 떨어졌다.
볼라벤이 흑산도에서 기록한 최저기압은 역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모든 태풍 가운데서는 여섯 번째로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