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전 직장동료와 행인 등을 상대로 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4명이 다쳤다.
특히 범인은 퇴사 문제로 원한을 품은 전 직장 상사와 동료에 이어 자신과는 무관한 행인에게도 '묻지마식'으로 흉기를 휘두르며 약 15분간 난동을 부려 퇴근길 시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2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16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 호텔 앞 거리에서 김모(30·남)씨가 흉기를 휘둘러 4명이 부상했다.
김씨는 직장동료가 자신에 대해 험담을 해 퇴사한 후 다른 직장에 취업했지만 적응하지 못하자 섭섭한 감정을 갖고 미리 준비한 흉기들 들고 A사에서 기다리다가 퇴근하는 두 사람을 찌른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현재 무직인 김씨는 "자살하려고 생각했지만 혼자 죽으려고 생각하니 억울해 보복하고 싶어서 회사 앞에서 기다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화가 날 때마다 과도를 사모은 결과 현재 3개를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전과는 없었다. 체포된 김씨에게서는 술 냄새가 났고 영등포서 조사 과정에서도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사앞 P제과점에 있던 손님 20~30여명은 김씨의 범행을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으며 김씨가 가게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의자로 카페 문을 막으며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 일부는 범행 현장에서 김씨와 몸싸움을 벌였으며 도주과정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등 검거에 기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을 목격한 한 여성(28·여)은 "남자가 다가온 직후 후 여자가 얼굴을 감쌌는데 여자 얼굴에서 피가 뚝뚝 떨여졌다"면서 "범인이 칼을 휘두르는 과정에서 욕을 하는 것 같이 중얼거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범행 현장에서 도주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 기동중대가 검거에 가세하자 첫번째 범행현장에서 약 80여m 떨어진 뒷골목으로 내몰렸으며 신고를 받고 오후 7시20분께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10분간 대치한 끝에 테이저건(전기총)을 발사해 김씨를 제압했다.
김씨는 대치 중에 자신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자해 위협을 해 경찰의 접근을 막기도 했다.
부상자들은 현재 한강성심병원, 여의도 성모병원 등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전 직장동료 조씨는 많은 피를 흘려 중태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이유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