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본경선을 사흘 앞둔 22일 전열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중 실시되는 초반 4개 순회경선의 판세가 향후 경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준영 후보의 사퇴로 무주공산이 된 호남지역 표심을 얻기 위해 각 후보들은 호남공략 전략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
각 주자들은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 텃밭 사수를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각 후보 진영에 따르면 제주에선 문재인 후보가 최근 상승세를, 울산은 김두관 후보, 강원은 손학규 후보가 강세라는 말이 나온다.
첫 경선지인 제주는 문재인·손학규·김두관 후보 모두 1위를 자신하는 지역이다. 문 후보 측은 선거인단 규모가 예상보다 많아져 조직표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여론조사에서 앞선 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손 후보는 지난달 22일, 29일에 이어 20일, 22일 네 차례나 제주를 방문해 표밭을 훑었다. 김 후보 측은 “제주 경선을 주목해달라”면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울산은 부산·경남 출신인 문·김 후보의 2파전이 예상된다. 전날 부산지역 3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김 후보는 제주·울산을 반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강원과 충북은 이 지역 조직세가 탄탄한 손 후보의 우위가 점쳐진다는 관측이다. 손 후보 측은 “‘강원=손학규’라는 이미지가 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손 후보 측은 특히 초반 경선지 2곳 이상에서 1위를 차지해 ‘문재인 대세론’을 꺾겠다는 각오다.
각 후보들은 거점지역 공략과 함께 오는 23일 시작되는 지상파 3사 합동토론회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송 토론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문 후보는 이날 다른 일정은 잡지 않고 토론회 준비에만 전력을 쏟기로 했다. 토론회 준비를 통해 대세론을 굳히는 데 주력하겠다는 거다.
김 후보 역시 토론회를 통해 선거인단 표심이 바뀔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토론회에 강하다고 판단한 손·정 후보는 이날 현장을 돌며 표밭갈이에 나섰다.
한편 박준영 후보의 전격 사퇴로 ‘호남’ 표 얻기 위한 각 주자 간 물밑경쟁도 치열해졌다. 현직 도지사인 박 후보가 호남의 민심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 힘을 실어줄 지에 따라 초판 판도를 뒤집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 지사가 주로 비노(非盧) 성향의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표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친노인 문 후보에게 불리할 거란 말이 나온다. 특히 박 지사가 2위권을 형성해온 손·김 후보와 연대할 경우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같은 호남 출신인 정세균 후보와의 연대설도 꾸준히 나돌고 있다.
반면 박 지사의 지지율이 미미했다는 점에서 그의 후보직 사퇴가 전체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거란 상반된 의견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박 지사가 초반 4곳의 본경선 판세를 살핀 후 전략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