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이 2ㆍ4분기 성적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를 주도하는 주요 업체들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속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상당수 업체들이 매출증가에도 불구,전분기 대비 적자 폭은 늘고 있는 양상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하반기까지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의 2분기 실적은 전년과 비교해보면 ‘합격점’ 수준이다. 넥슨은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고, 순이익은 32%가 증가한 97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순이익과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16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상승.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와 게임빌도 각각 순이익 60억원, 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90%, 56.1%의 큰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2분기중 대다수 게임업체의 매출이 전분기 대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하반기에도 내리막길을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최고의 게임업체로 꼽히는 넥슨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매출 4323억원과 비교해 24%나 급락했다. 넥슨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네오플, 게임하이 등의 유명 게임 개발사 인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난 1년간 그렇다할 대작 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여파가 매출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하반기 신작 타이틀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2’, ‘마비노기2’가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할지는 미지수다.
해외퍼블리싱에 의존한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중국에 진출해 있는 ‘크로스파이어’의 갑작스런 매출둔화로 인해 전분기 보다 매출이 14% 하락한 상태. 올 하반기는 ‘크로스파이어’의 해외퍼블리싱 재계약마저 불투명한 상태라 아예 신작 확보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NHN한게임과 CJ E&M 넷마블은 자체 개발 게임을 내놓기는 했지만 그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하고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각각 14%, 9% 씩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올 하반기 게임 개발 계획마저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부진은 최근 온라인 대작들의 잇따른 흥행실패로 업계가 신작게임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그 결과 게임 이용자들의 이탈양상이 빚어지면서 게임시장 추가 위축이란 악순환을 초래한 것.
특히 올 하반기 ‘블레이드 앤 소울’,‘디아블로3’와 같은 대작에 버금가는 신작들이 아예 눈에 띄지 않고 있어 더 큰 문제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나마 국내 온라인게임의 붐을 일으킨 게임 ‘리니지’의 개발자 송재경이 수년간 준비한 ‘아키에이지’가 최근 5차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하며 게임마니아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정도다.
위메이드와 HNH 한게임이 각각 ‘카카오톡’과 ‘라인’ 등의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일부 게임 서비스 계약을 중단한 상태. 이들은 아직 모바일게임 플랫폼을 활용한 매출과 서비스 안정화 시스템 마련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모바일 게임시장이 성장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장기적 상승추세로 이어질수 있는 확실한 모멘텀을 보여주지 못하는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모바일게임의 성장세는 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와 스마트폰게임 시장이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발생한 결과로 향후 추이는 좀더 지켜와야 한다는 예상이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여전히 앱 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다양한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도 국내 증시에서 주가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 국가간의 장벽이 없는 스마트폰게임시장에선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기업가치를 내실있게 다져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화증권 나태열 연구원은“3분기가 계절적으로 게임 산업의 매출이 회복되는 시기이긴 하지만 일단 시장을 주목시킬 만한 신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반면 최근 스마트폰게임시장이 큰 주목을 받으면서 투자자들에게 오버밸류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