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최 실장은 당분간 주요 계열사의 전문경영진과 공동경영을 통해 김 회장의 공백을 채울 계획이다. 앞으로 그룹 차원의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김 회장을 직접 면회한 후 사장 및 부회장단에게 설명하고 최종결정하게 된다.
최 실장은 관악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1983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구조조정위원회 감사팀, 인사팀 상무보, 구조조정본부 기획팀 상무 등 요직에만 몸담아 왔다. 지난해 2월에는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경영기획실장(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실장은 김 회장의 주요 일정에 빠짐없이 얼굴을 드러낼 정도로 김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최 실장이 그룹 내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회장 대행’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것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젊은 피에 속하는 최 시장을 2인자 자리에 중용한 것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29)과의 관계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최 실장은 지난 11일 그룹 부회장단과 긴급회의를 갖고 김 회장이 없을 경우에 대한 사전 논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법정구속된 16일 오후에는 긴급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는 동요하지 말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하는 등 사태 수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기획실은 그룹 회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핵심부서이기 때문에 최 실장 비상경영체제는 한화가 내린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며 “이라크 등 김 회장이 직접 챙겨온 굵직한 해외사업에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라도 오너공백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