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부자들]외면받던 대나무를 관광상품화한 강태욱씨

입력 2012-08-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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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업아이템은 무궁무진합니다.”

대나무에 모든 것을 건 사람이 있다. 경남 사천에서 대나무 체험농장 '대밭고을‘(www.bamboo.co.kr)을 운영하고 있는 강태욱씨(45)는 쭉쭉 뻗은 대나무 숲 사이로 반짝거리는 햇살을 좋아한다. 대나무 숲에 들어가면 바람이 없어도 바람이 분다. 대나무 사이 사이 좁은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미묘한 기류가 바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대나무가 주는 풍요로움. 그것은 대나무를 직접 재배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대나무는 40일에서 60일 정도면 어느정도 자란다. 2~3년 정도가 되면 성목으로 훌쩍 자란다. 여타 다른 나무와 비교할 때 가장 빨리 자라는 속성수 중의 하나다.

넉넉한 인심을 보여주듯 그의 얼굴을 두툼하다. 뚝심이 넘치는 그이지만 한편으로 따스한 정감도 같이 느껴진다.

강 대표는 대구에서 대형마트에 세제 등을 납품하는 일을 하다 98년 외환위기를 맞아 고향인 사천에 잠시 내려왔던 게 계기가 됐다.

강 대표의 아버님은 정부가 농촌후계자 육성사업을 펼치기도 전에 농촌에서 농민운동을 한 분이다. 정부 지원도 없이 농민운동을 할 정도로 농업에 대한 애착은 가히 가늠하기 힘들정도라고 강 대표는 말한다.

“심훈의 상록수에 취해 농촌교육에 평생을 투신하신 분입니다. 시골에 내려와 쉬고 있는 저에게 대나무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를 하시더라구요. 중국산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있는 대나무 사업이 가능성이 있다는 말에 한번 해보자하고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가 대나무 농사를 한지도 어느덧 13년여가 지났다. 현재 50만평에 50만주 정도를 대나무를 가지고 있다. 대나무를 키우면서 경기도 의왕시 의왕천변에 대나무 식재공사를 맡아 진행한 적도 있다. 일반 가정에 공사를 할 때는 대나무 분을 깊게 뜬다. 다른 사람과는 달리 정성을 쏟아붓는다. 대나무 분을 깊게 뜰수록 이식한 대나무가 쉽게 착근을 할 수 있다.

그는 대나무 키우는 데만 만족하지 않았다. 대나무 수액을 첨가한 고추장과 간장을 만들었다. 또 서울대 천연물 연구소 등 관련 기관에 의뢰해 대나무 수액이 피부 미용과 보습에 탁월하다는 연구결과도 얻어냈다. 수액의 기능에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그다. 그가 뽑아낸 대나무 수액은 유명 화장품 회사에 화장품 원료로 공급이 된다.

그의 상상력과 기획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나무를 테마로 한 체험마을을 만들었던 것. 대나무산에 산책로를 내고 대나무 숯가마, 피리 만들기, 죽순요리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관광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천대받던 대나무를 가공식품으로 발전시키고 농촌관광 소재로 개발한 것이 결실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체험행사에서는 대나무 숲 산책을 즐길 수 있고, 대나무 종류 및 전설, 생태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대나무 체험마을은 개장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한해 1만명 정도가 이곳을 다녀간다. 대나무 삼림욕장과 가족캠프 등 체험마을 운영에 따른 수입도 만만치 않다. 친자연적인 염소 농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는 보다 깊이 있는 식견을 갖기 위해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문화경영과 관광이 전공이다. 농촌관광을 보다 활성화시키는 것 외에 농촌 관련 상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농촌을 관광상품화해 모두가 귀농을 꿈꾸는 사회를 만드는 게 그의 꿈이다.

“나무사업요? 나무는 정직합니다. 시간과 끈기를 갖고 대하면 큰 보답으로 돌아옵니다. 저는 대나무를 키우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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