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앙은행, '우리ㆍ기업銀 5조 원화결제 중단' 선언

입력 2012-08-16 14:33 수정 2012-08-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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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앙은행(CBI)이 5조원 규모의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계좌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수출입대금 원화결제계좌 이용 문제로 형성된 갈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이란 중앙은행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저금리(0.1%)의 무역결제 계좌 대신 연 3% 금리가 적용되는 정기예금 계좌를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측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으며, 기획재정부로부터 이란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요구안을 전달받아 이란 측에 제시할 협상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CBI의 미누 키아니 라드 외환담당 부총재가 14일(현지시각) 이란 주재 한국공사관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기업은행의 원화결제계좌를 중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CBI는 두 은행에 거래 중단 방침을 통보하고 한국 정부에 새 원화결제계좌를 개설할 은행을 물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아니 라드 부총재는 지난 3일 방한해 우리 정부에 우리·기업은행이 연 0.1%의 금리를 적용해 이란 중앙은행이 손해를 보고 있다며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선 “2주 안에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예금 거래를 중단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 이순우 우리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등을 만나 이런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통상 적용되고 있는 예금리 3%대를 적용시켜 달라는 내용이 골자다.

두 은행의 이란 원화결제계좌에는 약 5조원이 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중앙은행이 3%의 정기예금의 적용을 받으면 연간 1500억원의 이자 소득이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ㆍ기업은행 측은 이란이 금리 인상을 요구했을 뿐 정확히 3%대 금리를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두 은행은 이란 측에 제시할 협상안을 이르면 이날 오후에 마련할 예정이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협상 과정이므로 약간의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관계된 문제이니 이란 측의 입장을 최대한 수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만일 양측이 협의가 불발이 될 경우 2700여 국내 기업들의 대 이란 수출대금 결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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