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로 궁지에 몰린 일본 기업들이 대중문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신흥국 공략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코믹스(만화)는 미국·유럽 뿐만 아니라 중남미와 아시아 등 신흥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엔고와 아시아 기업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는 일본 기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어와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면서 기업들은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자사 제품의 판매 촉진 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해외에서는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는 미국 전역의 40주 이상에서 260개 이상의 일본 애니메이션 관련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2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프랑스의 ‘재팬 엑스포’를 필두로 각지에서 일본의 대중문화를 소개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일본의 만화는 독일어나 폴란드어 등으로 번역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담은 CD와 캐릭터 전문 매장도 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멕시코와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도 확대하고 있다고 일본 애니메이션 전문 사이트는 밝혔다.
신문은 미국의 한 애니메이션 정보 제공 사이트를 인용, “아시아의 대중문화 확산은 한국의 ‘한류’로 대표되지만 한류는 드라마와 대중음악이 중심인 반면 일본은 생활양식이나 사고관과도 결합되는 등 폭이 더 광범위해 흥미롭다”고 전했다.
해외에서 불고 있는 일본 대중문화 확산 움직임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도요타자동차다.
도요타는 올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애니메이션 엑스포에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공동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PES’를 출품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우주에서 온 청년 PES의 시각으로 본 지구 이야기다.
도요타는 이 작품에 자사 차를 등장시키거나 등장인물의 대사에 교통 법규와 환경 기술 등을 포함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작품 제작의 목적은 신차 선전이 아닌 즐거움을 전달하는 데 있다”며 “이를 통해 도요타의 사상이나 철학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같은 현상이 엔고와 다른 아시아 기업의 대두로 고전하는 ‘메이드 인 재팬(일본산)’의 점유율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잠재적 고객에게 접근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충실한 판매촉진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