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기간 포함 출산 후까지 든 총 비용이 800만~1000만원 정도다. 정부지원이 있었지만 턱없이 부족했고 외벌이로는 육아까지 감당할 수 없어 출산 휴가 후 바로 직장을 다시 다니게 됐다.”
결혼 2년차 주부 A(30·여)씨는 작년 첫 아이를 낳았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 후까지 자신이 생각했던 예상비용은 현실과는 차이가 심했다.
출산 후 그는 육아를 담당하면서 가사에 집중할 계획까지 세웠지만 물가 상승 등 경제적 문제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시댁과 친정댁에 도움을 받지 않고 남편에게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맡기기엔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아이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서 직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힘들지만 남편과 함께 돈을 버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대학병원이 믿을만 하다고 해서 큰 맘 먹고 대학병원에서 낳았는데 특진비용에 병실 비용까지 자연분만임에도 이틀 입원에 100만원 정도 나왔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고운맘카드로 40만원 지원을 해줬는데(올해부터 50만원) 7개월도 되기전에 다 쓰고 남는 것이 없었다.
이 카드는 복지부에서 출산 장려정책의 일환으로 임산부가 부담하는 출산과 관련된 의료비의 일부를 보조해준다. 50만원 한도로 지원되고 1일 6만원 범위 내에서 사용가능하다. 또 카드 수령 후 사용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분만예정일로부터 6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A씨가 이 카드로 임신기간의 실질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3D 입체 초음파 비용도 6만원이 훨씬 넘는데 일일한도가 6만원까지여서 나머지는 내가 내야만 하는 것도 불편했다”고 털어놨다.
일부러 출산 후 사용하려고 안 썼던 산모들의 경우엔 아기 용품은 안되고 산모 병원비만 된다고 해서 입원비 등으로 한꺼번에 쓰는 경우도 있다.
A씨는 “특히 이 카드는 약국에서 사용이 불가하고 오직 진료비 결제만 가능한 것도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태어날 아이를 위해 출산 준비물을 사는데 유모차를 포함해 유아용품에만 400만원, 여기에 산후조리원에 200만~250만원을 썼다.
그는 “애기가 태어난 지금 접종비와 검사비에 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면서 “선택접종인 폐구균과 로타바이러스 등을 맞추는데 2개월에 한 번씩 30만원이 들어가므로 약 100만원의 접종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일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사회적 현상을 감안해 임신 전후 기간뿐만 아니라 육아 부분까지 포함한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지원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워킹맘들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