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한라공조 탈환 '산 넘어 산'

입력 2012-08-0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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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겠다" 의지는 확고…대주주 "헐값 매각 않을 것"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에 나섰다. 정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때 눈물을 머금고 미국 포드에 매각한 한라공조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라그룹은 7일 계열사인 만도와 국민연금이 ‘글로벌 투자 파트너십 부속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인수합병(M&A)에 본격 나선다’고 밝혔다. 양해각서에는 M&A 대상을 ‘해외의 유력한 기술기업’이라고 규정했지만 그룹측은 “한라공조 인수를 위한 첫 행보”라고 강조했다.

독자 행보가 어렵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재무적투자자로 끌어들여 한라공조의 대주주인 미국 비스테온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게 그룹측 설명이다.

한라공조는 자동차 에어컨 제조회사로 글로벌 4위 수준에 올라있다. 1986년 설립된 회사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정인영(2006년 작고) 회장이 창업주다.

당시 ‘선진 자동차기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자동차 및 부품시장의 발전’을 앞세워 미국 포드와 50:50의 지분을 나눠 세웠다. 그러나 10여년 만인 1997년 외환위기 때 한라그룹 이 부도를 냈다. 이후 이어진 구조조정에 따라 포드의 부품자회사인 비스테온에 매각되며 대주주가 바뀌었다. 이런 점에서 한라공조 인수는 한라그룹에게 숙원사업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수가 성사되기까지는 많은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적인 어려움에 빠진 대주주 비스테온이 손쉽게 한라공조를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한라그룹이 주장하고 있는 ‘한라공조 인수후 시너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포드 자회사였던 비스테온은 2000년 포드와 분리된 이후 경영난에 빠졌다. 이후 장기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 상황에 자동차 공조장치 분야에서 글로벌 4위 수준인 한라공조를 “헐값에 매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한라공조를 인수한 뒤 만도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한라그룹측의 주장에도 우려가 이어진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만도는 자동차의 조향 및 제동장치를 중심으로 성장한 부품기업이고 한라공조는 오로지 공조시스템에만 주력해왔다”고 말하고 “브레이크와 자동차 에어콘 사이에서 기술적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글로벌 수위의 자동차 부품사는 대부분 완성차 회사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며 “한라그룹이 만도와 한라공조를 앞세워 종합 부품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성장에는 뚜렷한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라그룹의 M&A 행보와 관련해 범 현대가의 지원에 대해 그룹측은 “인수 의지가 뚜렷하지만 범현대가의 참여 전망은 확대 해석한 내용이다”고 전하고 “국민연금과 체결한 우선매수권만으로도 인수전략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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