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이 위험자산에 몰리고 있다.
중앙은행들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미국 S&P500지수가 4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채권시장에서는 정크본드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물론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등 글로벌 중앙은행은 오는 9월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설명했다.
S&P500지수는 이날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1400선을 넘어섰다.
상품 시장도 강세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2.18% 올라 배럴당 111.94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외환시장에서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 가치는 유로 대비 0.2% 하락해 유로·달러 환율은 1.2420달러를 기록했다.
독일이 지난 6일 ECB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의 국채를 매입한다는 계획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정크본드 금리는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
국채가 그동안 강세를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정크본드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웨슬리 스파크 슈로더글로벌 하이일드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은 투자적격채권을 매도하고 하이일드채권에 몰리고 있다”면서 “보유 자금은 많은데 시중에 투자할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하이일드채권지수는 이날 2bp 내린 6.63%를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인 지난해 5월 6.61%에 근접했다.
하이일드채권 수익률은 올들어 9.9%로 지난해의 4.2%에 비해 2배 뛰었다.
투자적격등급채권의 수익률이 평균 2.8%인 것을 감안하면 세 배가 넘는다.
정크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AMD·콘스털레이션브랜즈·마켓웨스트에너지 등의 기업의 회사채 발행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달 들어 93억6000만달러(약 10조5000억원) 규모의 정크본드가 발행돼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마르 에시너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 수석 시장 전문가는 “시장은 위험국 국채 매입을 비롯해 ECB의 공격적인 시장 개입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면서 “유로존 위기 해결 노력의 터닝포인트(전환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실물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당국의 부양 조치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위험자산을 매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위기의 근원지인 유로존의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한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둔화가 뚜렷해 지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8.3%로 상승하는 등 미 경제 회복세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