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최고경영자(CEO)의 ‘선견지명’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르치오네 CEO는 3년 전 구제해 준 미국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그룹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3년째로 접어든 유럽 재정위기로 역내 자동차 시황은 열악한 상황. 피아트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의 호조 덕분에 그룹 전체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피아트는 2분기에 1억300만유로의 흑자를 기록했다.
피아트가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크라이슬러의 북미에서의 호조 덕분이었다.
실제로 크라이슬러의 공헌분을 제외하면 피아트는 2억4600만유로 적자였다.
크라이슬러의 실적을 제외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한 92억유로였다.
한때 경영난으로 사라질 뻔했던 크라이슬러에 경영·기술·자금면에서 도움을 준 피아트가 크라이슬러에 의지하게 된 것이다.
마르치오네 CEO는 크라이슬러에 대해 “악재는 전혀 없다”며 “하반기(7~12월)에도 호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크라이슬러는 4억360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전년 동기는 3억7000만달러의 적자였다.
1년 전만 해도 크라이슬러는 미국과 캐나다 양국 정부에서 빌린 대출금을 갚느라 적자에 허덕이는 신세였다.
하지만 올 1분기 4억73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에서는 지난달까지 28개월 연속 판매가 증가했다.
크라이슬러의 7월 미국 판매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12만6089대였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의 판매 실적이 예상 외 감소한 가운데서도 선방한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2012 회계연도 순익 전망치를 기존의 15억달러에서 상향 조정했다.
올 상반기(1~6월) 순이익은 9억900만달러였다.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관계는 한층 돈독해질 전망이다.
올초 북미모터쇼에서 공개된 크라이슬러의 2013년형 ‘닷지 다트’ 소형 모델은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첫 합작품이다.
이 차는 휘발유 ℓ당 최대 40마일(약 64km)를 주행하기 위해 피아트의 차대를 기본을 개발됐다.
이는 하반기 양사의 실적을 견인할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마르치오네 CE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크라이슬러에 대한 의존도가 한층 높아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유럽 시장이 올해 안에 회복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비관했다.
그는 “현재 유럽 대륙의 자동차 시장은 40년 전 경기 침체 당시를 방불케 한다”며 “유럽 시장은 전년 대비 축소하는 상황이 5년째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탈리아의 자동차 시장은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