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계 큰 별 지다’... 미스터파크 49재 추모식 개최

입력 2012-07-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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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파크

21일 과천시에 위치한 사찰에서 과종수 마주와 가족 등 20여명 참석 미스터파크 49재 치러

경주 중 입은 부상으로 우리 곁을 떠난 명마 ‘미스터파크’의 49재(四十九齋)가 지난 21일 오후 2시 과천시에 위치한 사찰 정각사에서 열렸다. 49재는 원래 사람이 죽은 뒤 49일째에 치르는 불교식 제사의례지만, 한국경마 최다연승기록을 보유한 명마 ‘미스터파크’를 추모하기 위해 마주 곽종수씨와 생산자 트리플크라운 목장의 오상철 씨, 한국마사회 관계자 등 10여명이 함께했다.

한국 경마사상 17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미스터파크’는 2010년 그랑프리 우승을 비롯하여 2010년과 2011년 부산경남경마공원 연도 대표마까지 휩쓴 주인공이다. 매 경기마다 놀라운 힘으로 다른 마필들을 큰 거리차로 경쟁자들을 물리치며 경주로의 황제로 군림하였던 미스터파크는 지난 6월 3일 일요일 부경경마공원에서 열린 1600m 경주에서 4코너로 진입하던 중 갑자기 마체이상 징후를 보이며 경주를 마치지 못했다.

‘미스터파크’의 49재를 마친 마주 곽종수씨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경주로를 볼 때면 미스터파크가 생각나 너무 힘들다”며 여전히 자식 같은 경주마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곽종수 마주는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미스터파크의 49재에 참석한 손님을 맞았으나 법당에서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미스터파크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그리움이 북받치는 듯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미스터파크와 곽종수 마주의 인연이 깊다. 미스터파크는 17연승이라는 대기록으로 한국경마의 새로운 신화를 이룩한 경주마이지만, 경주마 데뷔 이전에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미스터파크는 1세 때 목장주의 친구에게 팔렸는데 포입마(해외에서 수태된 상태로 수입돼 국내에서 태어난 말)인데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는지 그는 이 말을 도로 데려다 주고는 환불을 요구했다. 자동차로 치면 리콜을 당한 것이다. 그 후 몇 사람이 미스터파크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리콜 전력 때문에 외면당했다. 미스터파크의 눈빛에서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는 강한 승부욕을 알아본 김영관 조교사와 그의 추천을 믿은 곽종수 마주가 있었기에 그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달 3일 경기에서 안타깝게도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미스터파크’는 병원으로 옮겨진 후 ‘우전 양측 근위종자골 원위 인대 단열’을 진단 받는다. 골절은 아니지만, 골절 이상의 고통이 수반되는 부상이었으며, 경주마로 재기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정도였다. 미스터파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처부위의 부종이 심각해져 진통제를 맞았음에도 고통을 참기 힘든 듯 진료대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 엄청난 고통을 견디기 힘들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미스터파크를 편안히 보내주기로 결정한 마주의 마음은 그날 이후 무척이나 힘들고 괴로웠다고 한다.

곽종수 마주는 “우선 많은 분들이 미스터파크를 많이 기억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마음이 따뜻하고 기분이 좋다”며 “당시엔 전혀 실감을 못했다. 병원으로 후송 후에도 치료를 받고 다시 질주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자식같은 미스터파크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어 힘든 결정을 했었다.”며 “49재를 맞아 비문을 준비하면서 이젠 영원히 보내야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날 미스터파크가 태어나고 묻힌 제주도 트리플크라운 목장에는 49재를 맞아 마주와 관계자들의 뜻을 모아 비문이 세워졌다. 비문의 내용은 “주로의 영웅, 미스터파크. 영원히 지지 않을 17연승의 별을 주로 위 하늘에 띄우고 여기 잠들다.”이다. 미스터파크는 순리대로 우리 곁을 떠났지만, 우리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질주하고 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한국경마에 큰 획을 그은 미스터파크의 일대기를 담은 책과 동상걸립을 추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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