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리티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발기부전에 대한 담론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이같은 해석을 내놓았다. 가짜 발기부전약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도 보수적인 성 문화 속 중년 남성들의 ‘남성성 회복’에 대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란 의견이다. 배 소장은 “상담을 해보면 꼭 발기부전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지 않더라도 ‘좀 더 세 보이고 싶다’는 심리에서 발기부전약을 복용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발기부전은 남성의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때문에 발기부전 증세가 나타나면 일부 남성은 가짜약이나 불법 정력제 등 위험한 선택을 해서라도 발기부전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는 게 배 소장의 설명이다.
특히 요즘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들은 경제난과 가족 내에서의 소외감 등으로 심리적 우울감이나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배 소장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부부 사이에서도 아내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한국 남성들은 심적으로나 성적으로나 더욱 위축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될 수록 남성 사이에서 획기적인 발기부전 치료약이나 시술 등에 관심은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여년전 비아그라의 출현으로 역사상 그전보다 훨씬 더 많은 섹스를 하도록 요구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섹스에 대한 더 많은 생각과 행동이 금기를 뛰어 넘어 긍정적으로 확산된 탓이다. 아울러 발기부전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약물을 통해 치유가 가능한 질환으로 사고의 전환도 이뤄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중년 남성이 자신의 성 고민을 털어놓기가 민망한 것이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다. 더욱이 부부간의 성적인 대화에 서툰 중년이나 노년층은 발기부전을 방치하다 보면 자칫 섹스리스 부부로 전락할 수 있다고 배 소장은 우려했다.
배 소장은 “부부사이에 성관계가 없다면 감정적인 괴리가 생겨 결국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며 “행복한 가정만들기를 위해서라도 발기부전 치료와 함께 성감각에 대한 스킬이나 부부 대화법 등에 대한 성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