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스마트폰으로 명성을 떨쳤던 블랙베리폰 제조사 리서치인모션(RIM)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2007년 시점에서 4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자랑했지만 현재는 점유율이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가총액은 2008년 정점 이후 90% 이상 빠졌다.
미 경제지 포춘은 RIM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회사의 운영체제(OS)를 포기하고 과감히 타사의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고 최근 조언했다.
RIM은 지난달 회사를 회생시킬 역작이라고 강조했던 신제품 ‘블랙베리10’의 출시를 내년 초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에서의 오류 수정 등이 주원인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매년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는 것과 달리 1년이 넘도록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는 것은 RIM의 경쟁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보여준다.
블랙베리는 과거 이메일 기능과 통신망 보안 등의 기능으로 특히 기업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기업의 정보·기술(IT) 담당자들이 블랙베리를 외면하고 있다. 응용프로그램(앱)이 다양하지 못해 직원들이 블랙베리 대신에 다른 스마트폰을 더 선호하기 때문.
RIM이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애플이 지난 2006년 취했던 과감한 조치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포춘은 전했다.
당시 애플은 맥PC에서 이전까지 사용했던 파워PC 칩을 버리고 인텔 칩을 택했다. 윈도OS가 맥PC에서도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사용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추구해 그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포춘은 풀이했다.
포춘은 RIM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자체 OS를 포기하고 과감히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 등 타사 OS를 채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글과 협력해서 안드로이드의 기업용 버전을 만들거나 각 회사에 특화한 기업용 앱을 개발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한편 블랙베리 사용자의 사랑을 받아온 키보드 기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문자나 이메일을 작성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이런 고객들에게 최신 OS와 풍부한 기업용 앱에 키보드 방식의 블랙베리를 선보인다면 회사는 다시 회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춘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