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사업 전후 4대강의 수질을 비교한 결과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환경단체는 정부가 COD 악화를 애써 무시한 채 일시적인 BOD 개선만을 근거로 4대강의 수질악화를 감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22일 환경부는 2007∼2009년과 올해 상반기 4대강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팔당댐ㆍ물금ㆍ대청댐ㆍ주암댐 등 4대강 수계의 대표지점 8곳에서 측정한 2007∼2011년 COD값을 보면 2007년 4.5㎎/ℓ에서 공사가 시작된 2009년 5.6㎎/ℓ로 뛰어올랐다고 밝혔다.
8개 지점 가운데 COD가 개선된 곳은 물금(6.0㎎/ℓ→5.7㎎/ℓ), 부여1(6.6㎎/ℓ→6.3㎎/ℓ) 두 곳에 불과했다.
나주는 5.6㎎/ℓ에서 7.7㎎/ℓ로 크게 나빠졌고 팔당댐(3.6㎎/ℓ→3.8㎎/ℓ), 대청댐(3.1㎎/ℓ→3.9㎎/ℓ), 주암댐(2.7㎎/ℓ→3.1㎎/ℓ), 안동1(3.1㎎/ℓ→3.8㎎/ℓ) 등 절반이 넘는 지점에서 COD가 악화했다.
같은 기간 이들 지점의 평균 BOD는 2007년 2.2㎎/ℓ에서 2011년 2.0㎎/ℓ로 떨어졌다. BOD와 COD의 격차가 벌어진 것은 생화학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유기물질이 그만큼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한편, 66개 중권역의 평균 BOD는 공사 이전 2.6㎎/ℓ에서 올해 2.1㎎/ℓ로 좋아졌다. 수계별로는 영산강이 5.0㎎/ℓ에서 3.6㎎/ℓ로 개선 폭이 가장 컸고 한강(2.2㎎/ℓ→1.8㎎/ℓ), 금강(2.7㎎/ℓ→2.4㎎/ℓ), 낙동강(2.0㎎/ℓ→1.8㎎/ℓ) 등 4대강 모두 BOD가 개선됐다.
권역별로 보면 66개 중권역 가운데 개선된 지점이 45곳, 악화한 지점이 16곳이었고 나머지는 공사 전후 평균 BOD가 같았다.
한강과 낙동강은 각각 22곳 중 16곳이 개선됐고 금강은 14곳 가운데 10곳, 영산강은 8곳 중 2곳에서 BOD가 좋아졌다.
부영양화의 지표인 총인(T-P)은 평균값이 0.149㎎/ℓ에서 0.083㎎/ℓ로 44% 저감됐다. 66개 중권역 가운데 개선된 곳은 52곳, 나빠진 곳은 12곳이었다.
조류 발생의 원인이 되는 클로로필-a(Chl-a)는 2007∼2009년 22.9㎎/㎥, 올해 22.0㎎/㎥로 비슷했다.
환경부는 "환경기초시설을 확충하고 방류기준을 강화하는 등 수질개선사업을 꾸준히 해 올해 가뭄 속에서도 수질이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특히 4대강 수계의 COD가 전반적으로 나빠지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비점오염원 증가와 전국적인 도시화 경향 때문이지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영기 환경부 물환경정책과장은 "COD를 증가시키는 난분해성 유기물질이 자연상태에서 점점 많이 발생하는 데다 도로 포장률이 높아지는 것도 COD 상승의 원인"이라며 "4대강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하천이 전반적으로 COD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초록정책실 처장은 "환경부도 몇 년 전부터 BOD 중심 수질정책의 한계를 말해왔다"며 "실제로 올해 초에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았고 측정지점도 실제 녹조가 많이 발생하는 하천 가장자리가 아닌 한가운데여서 환경부의 자료로는 수질악화의 심각성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