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업계, ‘퍼스트 클래스’ 줄인다

입력 2012-07-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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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으로 기업 출장예산 급감…정상 요금 이용객 거의 없어

미국 항공사들이 국제선에서 퍼스트 클래스를 줄이고 있다.

불황으로 기업들이 출장 예산을 줄이면서 제 값에 이용하는 승객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항공사들이 유럽·아시아·남미로 취항시키는 500기 가운데 퍼스트 클래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불과 27%다.

그나마 현재 퍼스트 클래스를 유지하고 있는 아메리칸항공(AA)과 유나이티드항공(UA)도 이 서비스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AA는 지난 5월 국제선 퍼스트 클래스의 좌석 수를 750석에서 90% 가량 줄여 80석으로 할 계획을 발표했다.

UA는 국제선 퍼스트 클래스의 좌석 수를 3분의1 줄일 전망이다.

호주의 콴타스항공과 독일 루프트한자항공도 최근 퍼스트 클래스를 축소했다.

각 항공사는 퍼스트 클래스를 줄이는 대신 하위 등급의 좌석을 대폭 늘려 등급 체계를 조정하고 있다.

업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퍼스트·비즈니스·이코노미 등 3단계에서 비즈니스·프리미엄 이코노미·이코노미 등 다소 하향된 3단계 등급이 정착되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전문 컨설팅업체인 아이디어웍스의 제이 소렌센 사장은 “항공사는 수익을 내는 요소를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버리는 경향에 있다”며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할 때 정상 요금을 내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항공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을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앳모스피어리서치그룹은 국제선 퍼스트 클래스 이용자 가운데 정상 요금을 지불하는 사람은 불과 4분의1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나마 국제선의 퍼스트 클래스 이용자 대부분은 비즈니스 클래스와 일반석 요금에 티켓을 구입한 후 적립된 마일리지를 사용해 업그레이드 한 사람이다.

항공사들이 프리미엄 캐빈(이코노미 이외의 상위 클래스)을 비즈니스 클래스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즈니스 클래스는 정상 요금을 지불하는 승객의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보다 많은 비즈니스 이용객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출장비 정산을 지원하는 컨설팅업체 어드비토는 자사 고객사 가운데 직원이 장거리 노선을 이용할 경우 퍼스트 클래스 이용을 인정하는 기업은 20%에 못미친다며 75%는 비즈니스 클래스 선택을 가능하게 한다고 전했다.

다만 호화 서비스를 지향하는 일부 외국 항공사들은 오히려 퍼스트 클래스에 대한 투자를 확대, 일부 노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2인용 침대가 있는 개인용 스위트룸을 제공하고 있다.

에어프랑스 KLM의 일부의 노선에는 미술 갤러리가 있으며, 에미레이트항공은 샤워 시설과 미니 바를 갖춘 스위트룸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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