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中企 생산인력 부족 '초비상'

입력 2012-07-16 08:43 수정 2012-07-1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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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고졸 채용 후폭풍

대기업 고졸 인력 채용 후폭풍 거세

시화공단에서 철강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박(56·남)씨는 올 들어 심각해진 생산직 직원 품귀현상으로 직원들과 같이 공장에서 일하는 시간이 늘었다. 안 그래도 인력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고졸 채용 붐으로 고졸 생산직 인력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강 씨는 “대기업이 고졸자를 채용하면서 대졸 수준(2500만~3500만원)의 초봉을 주는 곳이 많다 보니 고졸 출신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고용시장 자체 교란을 일으켜 고졸 출신조차 모셔가기 힘든 영세 중소기업에게는 설상가상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전국 산업단지공단에 입주한 중소기업들이 생산직 인력 부족으로 초비상 상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고용규모 5000명 이상인 전국 12개 산업단지 상위 2개 주력업종의 중소기업 55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인력수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3%가 생산직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관리직(16.7%), 연구직(11.1%), 영업직(9.3%) 순으로 응답해 생산직 인력문제가 가장 심각함을 시사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대기업들의 고종 채용 붐이 중소기업 기피 현상을 부추겨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300인 미만 사업체 전체 부족인력은 1만6204명이지만, 이 중 생산직 부족인력은 1만209명으로 부족인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생산직 인력 수급 문제가 가속화되면서 청년층의 중소기업 생산직 기피현상과 열악한 중소기업 복지 문제가 더욱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인식조사’에서도 중소기업 ‘생산직’ 취업 희망 응답자는 전체의 8.3%에 불과했다.

게다가 2010년 이후 본격화한 정부의 고졸 취업 활성화 대책에 따라 최근 2~3년 간 대기업에 취업하는 고촐 출신자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중소기업 인력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대한상의가 최근 국내 기업 310개사를 대상으로 ‘고졸 채용에 대한 인식 변화’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66.9%가 평균 39.3명을 뽑을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연내 고졸 인력 채용계획을 보면 삼성(9100명), LG(5700명), 현대차(2200명), 포스코(3100명), 롯데(5000명), SK(2100명), 한화(2100명) 등 수만명에 달한다.

서울디지털단지 관계자는 “중소기업 생산직 인력 수급난은 중소기업 생산직은 3D 업종이라 기피하는 반면 대기업 생산직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있어 고졸 출신 인력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단지공단 인재애로개선팀 관계자는 “생산직은 항상 부족하고 시간이 갈수록 미스매칭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며 “국내 산업의 구조 고도화와 중소기업의 자체적인 복지수준 향상 및 홍보 노력이 두 가지 모두 맞물려야 인력난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동남아 등지에서 외국 노동인력의 공급을 늘리지 않는 다면 수많은 중소제조업들이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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