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거대 소비재업체 프록터앤갬블(P&G)의 이사회와 로버트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P&G의 일부 이사들은 이미 차기 CEO를 영입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들어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사회에서 보상리더십개발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제임스 맥너니 보잉 CEO는 다른 이사들에게 “맥도날드 CEO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P&G는 올해 세 번에 걸쳐 순익 전망치를 하향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맥도날드 CEO에 대한 이사회의 불만은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윌리엄 애크먼이 P&G의 지분을 매입할 의사를 밝힌 이후 가열됐다.
애크먼은 P&G에 경영진을 변경할 것을 주문하고 다른 투자자들에게 이에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애크만은 앞서 대형할인점 타깃과 철도회사 캐나다태평양철도(CPR)에서 경영진 교체를 위한 로비를 펼쳐 CPR의 CEO가 낙마하기도 했다.
P&G 이사회와 주주들이 맥도날드 CEO에 반발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실적과 함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P&G 주가는 올들어 8%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1680억달러 정도에 그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P&G가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
알리 디바지 샌포드C.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P&G는 좋은 기업이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P&G는 올해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분사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영 문제가 크다”라고 덧붙였다.
P&G는 지난달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당시 폴 폭스 P&G 대변인은 환율 변동이 심하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경쟁업체들 역시 실적 목표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폭스 대변인은 “우리는 주주들의 이익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100억달러의 비용감축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도날드 CEO는 지난 2월 570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등 총 100억달러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일각에서는 맥도날드 CEO의 교체가 임박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헤서웨이가 보유한 P&G 주식을 지난 연말 7680만주에서 올 3월 7330만주로 줄인 것도 맥도날드 CEO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