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지하상가들이 깔끔하고 쾌적한 쇼핑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장마철이면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고 미세먼지로 뒤덮였던 지하상가는 옛말이 됐다.
이전의 어둡고 지저분한 분위기에서 밝고 쾌적한 생활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시민들이 많이 찾게 된것이다.
특히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와 넓어진 통행로에다 에어컨까지 시원하게 가동돼 백화점으로 나들이한 기분이 들 정도다.
이에 따라 영등포, 강남역에 이어 강남터미널 지하도상가가 백화점 수준의 고급 상가로 거듭나면서 추가로 청계6가를 비롯한 24개 지하도상가 개보수가 추진된다.
특히 경기불황으로 백화점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상권 몰락으로 고민중 이었던 지하상가가 다시 회생하고 있는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3.4%를 기록했다. 6월 매출은 신세계백화점이 3.3%, 롯데백화점 3.5%, 현대백화점 1.1% 소폭 상승했지만, 유례없는 장기세일 덕분에 가까스로 ‘반짝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반면 지하상가 경제는 회복세를 기록하고 있다. 고물가에 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과 더불어, 리모델링 등으로 상권 회복에 힘쓰는 상인들의 노력이 한몫했다는 평이다.
우선 가장 달라진 곳은 1년만에 재오픈한 고속버스터미널의 지하상가다. 상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리모델링을 추진해, 백화점 못지않은 깨끗한 환경의 패션상가로 거듭났다.
이에 앞서 지난해 7월과 10월에 각각 강남역과 영등포역 지하도상가가 재개장해 한창 고객몰이 중이다.
강남역 지하상가는 상업공간을 축소하고 시민을 위해 문화휴식 공간인 허브플라자가 가장 선호하는 곳으로 각광받고 있다. 허브플라자는 330㎡(100평) 규모의 이벤트홀로 무료 대여를 통해 다양한 기획공연과 전시가 진행된다.
민자 운영을 하고 있는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측은 공간점포 공간을 6.4% 줄이고 시민 보행과 휴식 공간을 3% 늘려 상인들의 우려섞인 시선을 받았지만 이 선택이 결국 매장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강남역 지하상가 의류 매장 관계자는“처음에는 매장 면적을 축소한다고 해서 우려했지만 상가 전체가 고급스러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상가가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영등포역 상가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를 끼고 있어 불리할 수 있는 상권이었지만, 평일에도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영등포역 지하상가 의류 매장 관계자는 “리모델링 한 뒤로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며 “백화점에 들렸다가 구경만하고 지하상가로 내려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뷰티브랜드 관계자 역시 “지하상가 매장 매출이 매월 성장중”이라며 “지하상가 상권이 확실히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